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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외면일기

아플 땐 쉬면 안되고 검사 후 복귀

자기주도적 학습을 지도

내게 필요한 수면 시간은 적어도 7시간인 것 같다. 8시간을 자면 더 좋다. 하지만, 자주 잠이 모자라게 된다. 오늘 같은 날은 야간 자율학습 감독을 하고 집에 가면 10시 30분을 훌쩍 넘긴다. 씻고 잘 준비를 하면 11시. 매일 글을 써야 하는 데, 그제야 쓰려고 하면 12시가 되어도 잠이 들지 못한다. 오늘 다 풀지 못한 피로는 내일로 이어진다. 지난주부터 목이 좋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쉴 수는 없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아프면 쉬세요 라는 구호는 많았지만, 역시나 아플 때 쉴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정말 코로나에 걸린 사람이나 쉴 수 있을까. 아파도 쉬지 못한다. 몸이 안 좋아도 쉬지 못한다. 그게 대한민국 사람들의 평균의 삶이라면, "K-피로"라고 이름 붙여줘야 하지 않을까. 코로나가 시작되고 나는 아프면 쉬세요라는 말에 매우 고무되었었다. 그래서 학생의 질병결석이나 조퇴를 일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개근상도 없애야 한다고 블로그 글을 쓴 적이 있다.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그 구호는 사라졌고, 새로운 구호 "아프면 검사받으세요"만 남았다. 아프면 일단 검사받고, 이상 없으면 학교로 와야 한다. 코로나로 학교에 오지 않으면 인정 결석이지만, 다른 데가 아프면 병 결석이다. 역시 코로나한테는 대접이 다르다.

코로나 라는 악제를 이용해서, 우리는 필요없는 부분을 덜어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모자란 부분을 채워넣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하지만, 악제가 그냥 악제인가. 그냥 살아남느라 애쓰는 데에만 해도 많은 에너지가 들어갔다. 살아남는 데에만 애써서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학교에서 덜어낼 부분을 덜어낼 수 있었어야 했는데, 그럴 시간은 이제 지나가 버린 것 같아 자주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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