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까지 올라왔는데, 설연휴 폭설이 내리고 한파도 닥칠 거라는 예보가 계속되었다. 운전을 해야 하는 나는 걱정이 많다. 서울, 경기 사람들은 눈이 와도 운전하는 걸 별로 걱정하지 않는 걸까. 오늘 같은 눈이 오면 진주 교통은 완전히 마비다.
그래도 걱정만 하며 지낼 수는 없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조심히 운전하는 수 밖에 없고 운전을 하지 않는데 하늘을 보면서 걱정만 할 수는 없다.
때마침 오늘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우리 딸은 태어나 처음으로 함박눈을 구경하고 눈이 쌓이는 걸 봤다. 장갑을 끼고 그 위에 실리콘 장갑까지 끼고 엄마 아파트 놀이터로 뛰어 나갔다.
미친 듯 뛰어다니는 아들 덕분에 약간 재미있는 사진이 되었다. 아들은 슬라이딩을 하고 눈에 몸일 비빈다. 물도 눈도 좋아하는 우리 아들. 딸은 조심스럽다. 그래도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을 밟으며 눈을 만끽했다.
바닥에 내려 앉은 눈도 그다지 더럽지는 않다. 어린 시절 주공아파트에 내린 눈을 구경하러 갔다가 흙에 쌓인 눈을 주워 눈덩이를 만들던 생각이 난다. 놀고 난 우리 장갑은 더러웠다. 폴리우레탄으로 깔린 놀이터는 전혀 지저분하지 않았다. 나는 눈사람을 만들자고 했는데, 딸은 그냥 눈을 모아서 놀고 싶어 했다.
아쉽게도 눈은 곧 그쳤다. 그래도 사진도 충분히 찍을 수 있었고, 눈도 뭉쳐볼 수 있었다. 눈이 더 많이 왔으면 더 재미있었을까? 내일은 걱정이 되지만, 오늘만큼은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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