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Instant blogging

대통령은 브루스 놀란이 아니다

타츠루 2022. 3. 9. 21:33

오늘 아침은 투표로 시작했다. 아들은 자꾸, 나와 아내에게 누구를 찍었냐 물었다. 아내는 비밀투표라며 말해주지 않다고 결국 아들 귀에 대고 작게 이야기해 주었다. 나는 끝끝내 말하지 않았다. 초등학생도 관심많은 이번 대선. 역대 가장 비호감 대선이라는 데, 나도 동의할 수 밖에 없다.

개표방송의 시민 인터뷰를 보니, 모두들 살기 좋은 세상을 말한다. 그게 모두 살기 좋은인지, 나만 살기 좋은 인지 모르겠지만, 결국 우리가 뽑는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욕망이 반영된 것 아니겠나. 어느 지역 때문에 누가 대통령이 되었다 이런 것은 소용이 없고, 맞는 말도 아니다. 국민은 개별 시민의 총합은 아니지만, 개별 시민의 의사가 반영된 하나의 덩어리이기는 하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대통령이라도, 우리나라 사람이 뽑은 것은 틀림없다. 누가 뽑히든 결국, 더 좋은 우리나라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을 기대하게 될 것이다.

대선 개표방송

개표 방송을 틀어 놓고도 마음이 심란하다. 아직도 코로나는 끝나지 않았고, 고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산적한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 소련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전세계의 소련 제재로 인해, 전세계 경제는 더 어려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세계는 자본이라는 매개로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한 국가에 대한 제재란 내 살을 베어내는 아픔도 함께 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처럼 가진 것 없는 나라라면 더욱 그렇다.

사람들이 더 살기 좋은 세상이란 어떤 세상일까. 모두의 욕망을 해소해 주려 한다면, 달을 끌어 당겨 세상을 엉망으로 만들었던 부르스 올 마이티짐 캐리처럼 실패하게 된다. 작은 삶에 만족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안내가 필요하다.

이제는 더 미룰 수 없을 정도로 긴급한 환경 문제, 환경 문제와 동떨어져 있지 않은 전염병, 심해지기만 하는 세대간 갈등, 성별간 갈등이 우리의 삶을 하향평준화 시키고 있다. 어느때보다 양보와 화합이 필요한데, 그래서 더 걱정이다.

잠이 들었다가도 새벽에 깨어서 뉴스를 확인할 것 같다. 아침에 게운하게 일어날 수 있을까? 더 나은 우리나라가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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