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내가 사는 진주

다시 가고 싶지 않은 음식점을 만나려면.

타츠루 2022. 12. 31. 00:55
살롱드인사 치킨샐러드

다시 가고 싶지 않은 음식점을 발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일까? 오해가 몇 번 쌓여야 어떤 것을 꺼리게 될까.

'나 홀로 집에' 때문일까? '해리포터' 때문일까? 아들은 크리스마스 이브 스테이크가 먹고 싶다고 했다. 사람 많은 것을 싫어하는 터라 기다려서 먹는 맛집은 찾지 않는 편이라 크리스마스의 스테이크는 그냥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방학을 하자마자 스테이크 집으로 데리고 갔다. 작은 도시 진주에는 스테이크를 먹을 만한 곳이 별로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만 모르고 있나?)

네이버 지도에서 양식으로 검색하면, 대개는 이태리 음식이었다. 스파게티는 참으로 흔하고 가까운 음식이 되었다. 아무튼 진주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음식점을 찾았고, 점심 예약도 가능한 걸 알게 되었다.

내일 점심을 예약하려고 하는데요. 가능한가요?
아, 지금 너무 바빠서 그러는데, 한 시간 후에 전화 주시겠어요?

한 통의 전화로 나는 '손님의 예약 전화 따위'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한 시간 뒤에 전화를 했다. 그저 스테이크를 먹기만 하면 되니까.

저희 가게는 주문을 카운터에서 하셔야 하고, 선불입니다.
네.

하우스 스테이크, 치킨 샐러드, 파스타 정도면 저랑 아이 둘이 먹는데 부족할까요?
갸웃
(현재시간 11시 27분, 종업원은 내가 선택한 메뉴를 컴퓨터에 두드려 넣는다. 그러다가)
주문은 11시 30분부터입니다. 나중에 30분이 되면 다시 와주세요.
그런 말씀은 안 하셨지 않나요?

주문을 하던 중에, 주문을 못하게 되어 나는 당황했다.
죄송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스테이크를 자주 먹는 사람도 아니고 많이 먹는 사람도 아니니, 나의 불매가 그 가게에 끼치는 영향은 없으리라. 단, 내가 지나치게 까칠했었던 가 생각하게 된다. 그랬더라도 어쩌겠나. 그저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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