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캠핑은 언제까지 일까?
들어가며
가을캠핑은 언제가지 일까? 나는 동계캠핑은 하지 않으니, 그해 마지막 캠핑이 가을캠핑이다. 올해에는 어제는 10월 30일이 마지막 가을 캠핑이 되겠다. 겨울캠핑을 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난로를 써야 할 것 같고, 그래서 챙길 짐이 많아지고, 게다가 난로를 쓰면 여러가지 위험이 늘어 걱정이 되어서 그렇다. 그래서 겨울캠핑을 할 계획이 없다. 만약 전기차를 사게 된다면, 가족 모두가 함께 가지 않아도 된다면, 겨울 차박은 가능하지 않을까.
자칼 이지돔 4
작년에 여름에 구입한 자칼 이지돔 4. 아마도 클리앙에 올라온 사용기를 보고 덜컥 샀던 것 같다. 나는 텐트 치는 일을 별로 즐기지 않는다. 힘이 든다. 원터치에 메인 폴대 두 개만 끼우면 자립한다. 게다가 4인이 사용할 수 있고, 높이도 높다. 가격은 30만원이 안된다. 내가 구입할 때에는 그라운드 시트를 살 수가 없었다. 그라운드 시트는 코스트코 것으로 구입해서 텐트를 펼쳤을 때 잘랐다.
펼치기만 하면 끝이다. 펙다운은 4개만 하면 된다. 물론 비바람이 분다면 가이라인도 펼치고 팩다운 해야 겠지만, 그런 날씨에는 캠핑을 한 적이 없다. 아들과 나 둘이서 시작했던 캠핑은 결국 아내와 딸까지 끌어들였는데, 그렇다고 자주 캠핑을 가게 되지는 않았다. 날이 좋을 때, 캠핑장 편의시설도 만족스러울 때에만 아내와 딸도 같이 갔다.
온풍기 가동!
다른 가족과 농월정에서 조인트 하게 되었다. 케빈 하우스 하나와 마주 보고 있는 캠핑사이트 하나. 나와 아들은 텐트에서 자기로 했다. 작년에는 10월 중순에 농월정에 왔었고 장판만으로도 잘 만 했다. 장만을 뜨끈하게 돌리면 삼계절 침낭으로도 괜찮았다. 하지만 공기는 차가웠다. 올해에는 10월 마지막 날이니 더 추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미니 온풍기를 구입!!
한일 미니온풍기로 했다. 모델별로 약간 차이가 있겠지만, 소비전력이 600w인 것은 같다. 온도조절도 되면 좋겠지만, 썩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았다. 풍향 조정도 필요없었다. 리뷰를 보니, 이너텐트 안을 데우는 데는 충분하다고 했다. 리뷰를 믿고 구입.
캠핑 가기 전에 집 거실에서 틀어봤는데, 효과를 체감할 수가 없었다. 집이 별로 춥지 않아서도 그렇고, 거실이 너무 넓어서도 그렇다.
텐트를 치고 잠잘 시간이 다 되어서 자칼 이지돔 이너텐트 안에 온풍기를 켰다. 그리고 잠시 있으니 텐트 안이 후끈하다. 새로산 동계 침낭을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 나는 얇은 삼계절 텐트를 덥고도 잘 수 있었다. 텐트를 아들과 나 둘이서 썼기 때문에 온풍기와도 약간 거리를 둘 수 있었다. 아들은 덥다며 온풍기를 끄라고 하길래, 껐더니 금새 다시 켜달라고 했다.
바닥에는 캠핑퍼스트에서 구입한 매트를 깔고, 거기에 싸구려 발포매트도 깔았다. 그 위에 전기장판과 얇은 이불 하나. 혹시 너무 건조할까 싶어서 외부에 있는 벤틸창 두 개를 모두 활짝 열었다. 메인 플라이 안으로 생기는 결로도 좀 줄일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약간 건조한 듯 했지만(다음에는 온습도계를 준비해야 겠다.), 잠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었다.
아내는 케빈하우스에서 자고도 우풍이 심했다는데, 텐트 안은 정말 훈훈했다.
가을 캠핑 끝
어제 밤에는 모닥불을 피우고 불멍을 즐기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고기 냄새를 맡고 온 고양이들에게 아이들은 삼겹살을 던져주었다. 덕분에 고양이들은 고기가 떨어졌는데도 우리 주위를 떠나지 못했다. 지난번에 남아서 챙겨두었던 장작을 태우고, 농월정 오토캠핑장 관리사무소에서 또 한 주머니를 더 사서 태우는데, 많이 싸늘했다. 이런 기온이라면 아직은 어린 아이들과 캠핑은 어렵겠다. 이렇게 시즌 오프다. 봄과 가을이 캠핑하기 참으로 좋은데, 점점 봄과 가을은 짧아만 진다. 그래도 진한 가을을 실컷 즐기고 왔다. 금요일 밤에는 주말이 시작되나 했는데, 주말은 온 적도 없는 것처럼 가버렸다. 그리고 가을도 그렇게 가고 있다.
가을 캠핑은 언제까지 일까. 우리 가족이 한 해의 마지막 캠핑을 하는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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