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수로 35년은 되었을 친구를 만났다. 고향친구라고 해야 이제 별로 남지 않았지만, 떠나왔다기 보다는 멀어졌다. 나는 반드시 자주봐야 ‘친구’라고 기억하지 않지만 관계란 자주 봐야 유지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다. 아이들 몸이 안 좋아지면서 서울여행도 급히 끝내고 본가에도 가지 못하게 되면서 부산에서 보기로 했던 이 친구를 보지 못할 뻔 했다. 우리 부모님이 이사를 한 같은 동네에 그 친구의 부모님도 살고 계셨다. 어릴 적 집 앞에서 만나듯 오늘은 걸어서 나와 만났다. 나 혼자서 부산에 갔고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라도 부산에 가야 했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엄마가 차려주는 아침을 부산에서 먹었다. 차례도 지내지 않는데, 우리 먹으라며 나물, 튀김, 탕국까지 했다. 유튜브를 보고 배웠다며 새로운 스타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