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나 뿐인 해인사 소리길에서 나는 마스크를 벗고 놀랐다. 내가 알아볼 수 있는 솔향이 가득하고, 알아보지 못하지만 게운한 숲의 향기가 가득했다. 마스크가 먼지나 비말만 막는 게 아니었다는 걸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일상에서야 향기가 중요한 때가 없었던 걸까. 해인사 소리길에서 오늘 하루 충분히 숲의 향기를 맡고, 여러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를 들었다. 해인사 소리길 시작하기 작년 8월에 나는 혼자서 해인사 소리길로 갔다. 집으로 얼른 돌아오기 위해서 아침 일찍 출발해서 합천까지 차를 몰았다. 거의 쉬지 않고 걸어서 해인사 경내 북카페에서 커피와 빵을 간식으로 먹고, 내려와서 음식점에서 산채비빔밥을 먹고 돌아왔다. 그렇게 가보니 초등학생 아이라면 소리길을 같이 걸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취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