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만 바쁜 출근길 딸은 티비 앞에 앉아서 양갈래로 묶고 땋아줘 오늘따라 내 굵은 손가락은 세 갈래 머리칼 사이를 어지럽게 오가고 머리칼은 흘러 내 손가락 사이로 빠진다 자꾸 딸을 유치원에 보내고 나면 시작되는 싸움 싸움이 끝난다고 누군가 이기는 건 아니다 생활기록부만 남는다 끝날 때까지는 늘 미완 매년 바뀌는 지침 하지 말라는 게 늘어나는 데, 해야 할 일이 줄어드는 건 아닌 듯 학생들의 활동이… 라지만, 올 한 해도 학생들은 대개 앞만 보고 책상에 앉아 있었다 대학은 요구하고, 학생들은 어리둥절하고, 교사는 속이 타고. 생기부에만 잡고 있어도 방학이 다 가버릴 것 같은데, 보충수업도 있었네 내일은 끝이 나니까 그래, 이제 시작이다. 싸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