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산 중고차에 달려 있던 선바이저(차창에 붙여서 비를 막을 수 있는 플라스틱 재질의 물건)를 떼어 냈었다. 한 일주일 전쯤인가. 차는 검은색, 선바이저는 번쩍이는 크롬. 그 색이 마음에 안 들었다. 차=교통수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차의 외형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는 않는데, 거슬리는 건 거슬리는 것. 나는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자기 차로 가서 선바이저를 뜯어냈다. 운전석 옆을 먼저 뜯는데, 3M 테이프가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하나만 뜯어낼 수는 없지 않나? 모두 뜯어 버렸다. 아마도 4년을 거기 붙어 있었겠지, 썬바이저는. 테이프는 거의 차와 한 몸이 된 듯 질기게 붙어 있었다. 엄지손톱을 테이프와 차 표면 사이에 넣고 뜯어 내었다. 정말 뜯어 내어서 멀리서 보면, 테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