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어젯밤 할머니가 좀 더 버텨주시기를 바라며 기도하고 잠들었으나, 새벽에 울리는 진동 소리에 깼고, 엄마의 목소리였다. 엄마는 바로 9시 기차를 예매했고,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내가 아빠 입원실을 지키기로 했다. 그 새벽에 서둘러 챙길까도 생각했지만, 나는 아이들이 일어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같이 밥먹고 나서 출발하고 싶었다. 주말 내내 아이들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아침에 일어난 딸 옆에서 웃겨주고 간질어주고 같이 놀았다. 할아버지가 많이 아파서, 외증조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아빠가 할아버지에게 가야 한다고 이야기 했는데, 딸은 가지 말라고 했다. 울지는 않았지만, 가지 말라고 하기는 했다. 적어도 3일은 보내게 될테니, 나는 속옷도 갈아입을 옷도 챙겼다. 마치 여행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