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내가 사는 진주

턱밑까지 차오른 코로나19 in 진주

타츠루 2021. 4. 15. 20:28

턱밑까지 차오른 코로나19

초전동 주변 코로나 상황이 심상치 않았다. 꼭 초전동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요며칠 진주지역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 예전처럼 방역지침을 과감하게 어긴 사람들 때문에 발생한 게 아니다. 오늘은 초등학교에서 확진자가 확인되면서 그 아이와 같은 학원에 다닌 아이들, 같이 방과후 수업을 받은 아이들이 많이 검사 대상이 된 것 같다.


나는 아내의 전화를 받고 달려왔다. 아들도 다니는 학원에 그 확진받은 아이도 다녔던 것. 작은 동네에서 태권도, 피아노, 미술 학원은 동네에 사는 아이라면 거의 모두 다니지 않나. 보건소에서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고, 시간이 제법 지나갔다. 확진자의 동선, 동선과 겹친 아이들에 대한 조사가 끝나고 나자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아들은 밀접접촉자는 아니라 검사대상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희망검사 대상자라고, 원한다면 검사를 받아도 되는 사람으로 분류되었다. 학원선생님의 권유도 있고 해서 검사를 받기로 했다. 결과는 내일이나 그 이후에 나오겠지만, 동선이 겹치지 않는다고 해서 크게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우리 아들은 누구보다도 방역수칙을 열심히 지킨다. 검사를 하는 것보다, 나도 코로나에 걸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을 아들이 느낄까봐 걱정이 되었다.


전화로 먼저 접수를 했다. 일단 주민등록번호를 비롯한 개인 정보를 말해주고, 어떤 이유로 희망검사자가 되었는 지 밝혔다. 그리고 아들과 나는 자전거를 타고(차보다 자전거가 더 빠르고 안전하니까) 서부청사에 있는 선별진료소로 갔다. 갔더니 줄이 있었고, 나는 어떤 줄에 서 있는 게 맞는 건가 살폈다.


출퇴근길에 자전거를 타고 늘 서부청사를 지나는데, 그때 멀리서 약간 불안해 하며 바라보던 선별진료소에 발을 들이다니 기분이 제법 이상했다. 들어오면 안 될 곳에 온 것 같기도 했다. 아무튼 줄을 일단 서 있는데, 앞 사람은 손에 종이 한 장과 또 다른 무언가를 들고 있다.

검사를 기다리는 아들

도움을 주는 이웃

그러고 조금 기다리는데, 앞에서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사는 이웃이 걸어온다. 와서는 먼저 접수하는 곳으로 가서

  • 전화로 접수를 했다고 말하고,
  • 줄을 서서 기다려, 검사안내문과 검사키트를 받아서
  • 다시 검사를 기다리는 줄에 서야 한단다.

나와 아들은 검사키트도 없이 검사줄에 서 있었던 것.

접수 확인부터

보건소 입구 쪽으로 가보니 접수를 하거나 확인하는 곳이 있다.

  • 전화 접수를 했다고 하니
  • 검사 키트를 받는 줄에 서라고 한다.
  • 줄을 서니, 주민등록번호를 묻고
  • 곧 검사안내문과 검사키트를 받게 되었다.

검사 대기줄

검사를 위해 대기하는 줄에 선다. 뉴스에서 보던 대로 긴 면봉으로 입 안쪽에서 검체를 체취하고, 코에 또 다른 면봉을 넣는다. 아들은 약간 긴장해 있다. 긴 면봉을 보니 불안한가보다. 앞에서 어린 아이가 심하게 운다. 아들은 더 불안해졌다. 같은 동에 사는 아들의 친구와 동생이 검사를 하고 나오는데, 그 동생은 울고 있다. 아들은 한층 긴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검사를 잘 해냈다. 희망검사자의 경우, 가족이 모두 자가격리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고로 나도 내일 출근할 수가 있다. 집으로 오는 길에 아들은 "아빠, 내가 아빠 닮아서 코가 커서 검사를 좀 잘 했나봐." 한다. "그래, 맞다."


4차 대유행이 곧 시작되네, 이미 시작되었네 뉴스에서 앵커가 소식을 전한다. 과연 대유행이 4차로 끝날까. 집단 면역을 가능하게 할 백신 접종은 아직 요원한데, 올해가 지나가더라도, 내년은 어떤 모습일까. 며칠 전 서점에서 봤던 '코로나로 아이들이 잃은 것들' 이라는 책을 사봐야 겠다. 성인들도 무언가를 잃었지만, 이 시대의 어린이들은 정말 너무나 많은 것을 빼앗기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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