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올 것 같은 하늘. 일단 자전거에 오르면 자전거를 세우고 싶지 않다. 세웠다가 다시 밀고 가는 게 제일 힘들어서 그럴까. 힘차게 타야 하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 집에 와서야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것 같은 하늘을 사진으로 담아둔다. 일주일, 이제 이틀이 지났는데도 정말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난다.
학교에서는 늘 정신을 차려야 한다. 잠시 정신을 놓고 여유를 부리면 불쑥 튀어나와 나를 놀래키려는 것처럼, 하나가 마무리되면 하나가 튀어 오른다. 완벽하게 건강한 상태가 없는 것처럼, 완벽하게 평온한 상태도 없다. 그런 것을 알면서도 작은 일에도 흔들리게 될 때가 있다.
경상남도교육청에서는 수업나눔 행사라는 걸 운영하고 있다. 어차피 학교에서도 수업 공개는 해야 하니, 누구든 올 수 있게 신청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 신청을 했다. 한편으로는 누가 내 수업을 굳이 신청해서 보러 오겠나 생각도 했다. 특별한 마음의 준비 없이 그렇게 했다. 우리 학교 선생님 몇 분이 참관을 신청해주셨다. 오늘 교육청에서 전화가 왔는데, 신청 예정인원 10명이 넘었다고 한다. 이런이런. 7월에 수업인데, 아직은 먼 일인 것 같지만, 슬금슬금 나를 걱정스럽게 만드는 일이 하나 또 생기긴 했다.
한 고등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이나 스마트 도구 사용에 대한 연수를 해줄 수 없느냐고 연락이 왔다. 유튜브며 블로그에 무언가를 올리다 보니, 누군가에 눈에 띄기도 하나 보다. 이미 맡고 있는 업무 때문에도 출장이 여럿 있는데, 웬만하면 고사하고 싶지만, 그간의 내 활동을 보고 꼭 강의를 청하고 싶으시다니 거절하기가 어렵다. 내일 학교에 가서 일정을 만들 수 있을지 봐야 한다.
아주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을 진행해야 하는데, 그게 더디다. 내일은 실마리를 풀 수 있을까 싶지만, 그게 쉬울리는 없다. 큰 일을 한 입 거리로 쪼개어, 날름 집어삼켜 처리해 버리고 싶지만, 가끔 일이 벽처럼 느껴진다. 더 젊어서 더 많은 경험을 해봤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이제야 든다. 그렇다고 내게 어떤 선택권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제법 자연스럽게 결정하고, 그 덕분에 혹은 그 때문에 지금 이 시간에 나는 있다.
내일을 위해서 오늘도 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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