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관련/학급이야기

복직과 개학을 위한 에스프레소

타츠루 2019. 2. 26. 23:39

원글 : 2018.03.02. 발행

하루가 일주일 같다. 그래도 개학일이 금요일이라니, 올해는 복받은 기분이다. 1학년 보다는 덜하지만 2학년도 할 일이 많다.

힉급운영에 대한 빙침은 세웠다.

  • 1인 1역할

학급이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고 다른 사람들에게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역할의 예는 몇 개 제시하고, 다음 주 중에 선택하거나, 자기가 원하는 역할을 제안하게 할 것이다.

한 해를 시작하면서, 학생들에게 반드시 지켜줬으면 하는 것을 전달했다.

  • 종소리에 따라 움직일 것

  • 선생님의 말을 경청할 것

관계의 시작에서 중요한 것은 규칙과 예의이다. 지난 학급들을 돌아보고 성공적인 학급운영은 학생덕으로, 그렇지 못한 한 해는 나의 탓으로 생각하게 되더라. 그렇게 생각할 필요도 없지만, '나의 수고와 노력'에 대해 객관적으로 인정할 필요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우선 학급의 시작은 '질서'로 잡았다.

고등학생들은 이미 많이 자라있지만 여전히 성장 중이다. 그리고 더 자라기 위해서는 바른 '기준'이 필요하다.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하는 데 능한 학생들이다. 하지만 학교는 소비의 공간이 아니다. 권리를 누리려면, 의무도 함께 살펴야 한다. 내 권리를 찾으려 한다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지는 않는지 조심히 살필 줄 알아야 한다. 이 과정은 아직도 필요하다.

우리반의 모토는 '너와 나'. 동사가 들어간 표현이어야 모토가 될 수 있을 것 같지만, 꼭 그래야 하겠나. 너를 생각하고 나를 돌보는 반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를 중심으로 너를 바라보는 게 아니라. 실천의 방법은 고민하고 찾아가야 한다. 그래도 잘 할 수 있으리라.

신경을 바짝쓰고 하루를 보냈더니, 피곤하다. 입학식은 너무 길었고, 학생들도 너무 오래 서 있어야 했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계획된 활동은 교육의 한 방식이다. 학생들이 주인공이 되는 행사에 대한 평가도 다시 필요하다. 으레 그렇게 했기 때문에 늘 그렇게 하는, 요식행위는 없는지 살펴야 한다.

퇴근 후, 다른 선생님들과 모여서 방과후 수업, 체험학습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헤어졌다. 집에 도착하기 직전 동네 카페로 들어갔다.

집으로 출근하는 것이니, 모카를 마실까 라떼를 마실까 잠시 고민한다. 하지만 모카도 라떼도 마시려면 시간이 걸린다. 집에 까지 들고가고 싶지도 않고, 커피 마시는 시간만큼 집에 늦게 들어가는 것도 아내에게 미안하다.

에스프레소 더블샷을 시키고 카운터에서 받아 바로 후루룩 마신다. 에스프레소는 입으로 들어와 과일향을 쏘아 주고, 입안을 싹 헹궈주는 듯 하다. 그만큼 힘내서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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