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유치원에 가야할 딸은 나와 래피젠 검사를 하고 있다.
나는 일일확진자수 따위를 보지 않는다. 물론 매일 적어도 한번씩, 시청에서 오는 오늘 확진자수를 알리는 긴급문자 알림은 온다. 하지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코로나 이후, 사람들이 밀집하는 곳에 우리 가족은 절대 가지 않으면, 부득이 한 경우, 내가 가서 일을 처리하고 온다. 접종은 하라는 대로 다 했고, 마스크는 늘 착용하고 손소독제도 잘 사용하고 있다.
그러니, 확진자의 수는 나에게 더 조심하라거나 덜 조심하라는 신호가 되지 못한다. 그저 늘 조심해야 한다. 여러분 이제 코로나는 사실상 계절성 독감에 가깝습니다. 라고 정부가 선언한다면, 마음이 좀 놓이고 예전과 비슷한 생활로 돌아가려나. (영화관이 너무 가고 싶다..)
아침에 딸의 유치원 선생님에게서 문자가 왔다. 같은 반 원생 중 한 명이 코로나 검사 키트 결과 양성이 나왔고, PCR검사를 받으러 갔다고. 되도록 다른 원생들도 검사를 받으시고, 오늘 등원은 가능한데, 등원을 하고 싶으면 검사키트 결과 음성이 나왔음을 사진으로 확인 받아야 한다고.
다행이도 그리고 당연하게도 검사 결과는 음성이 나왔다. 딸은 검사 받기 싫어했지만, PCR검사장에 가면 아주 코 깊숙이 면봉을 넣는다는 걸 알아서 그런지, 별다른 저항없이 검사에 임했다. 나는 지난번에 아들 검사를 해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능숙할거라 생각했지만... 다시 설명서를 펴고 꼼꼼히 절차를 따라 검새했다.
이렇게 희망을 줬다가 뺐는 사태가 몇 번인가. 위드코로나라고 성급하게 외치자 마자 오미크론이 세상 사람들의 뺨을 후려쳤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 사이에는 낙타등이라는 용어가 있다. 대략, 아주 심하지는 않지만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지형을 의미한다. 이런 지형을 통과하고 나면 피로도가 급증한다. 코로나라는 낙타등을 우리는 지나갈 수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새학년도에도 정상등교를 목표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겠지만, 당분간 오미크론 전파가 학교에 얼마나 어떻게 영향을 미칠 지 알 수 없다. 이런 속도라면 학생도 교사도, 직원도 많은 수가 감염되고, 학교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게 힘들어질 수도 있다. 어쨌거나 코로나 3년차라 여러가지 사태에 더 유연하게 대처하도록 요구받고 있지만, 그게 그렇다고 쉬운 일이 아니다.
마치 구멍숭숭 뚤린 창호문으로 엄동설한 바람을 막는 형국이 아닐까.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감기처럼 취급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중증환자가 급증한다면 그걸 제대로 된 대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코로나 검사 키트 물량이나 빨리 풀렸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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