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최선인가? EBS 온라인 클래스
EBS 온라인 클래스는 차라리 작년이 더 낫지 않았나 싶다. 실시간 수업 기능을 넣은 것 빼고는 나아진 게 전혀 없다. 코로나 라는 초유의 사태 라는 스포트 라이트는 작년에 모두 받고 꺼져버린 것일까. 원활한 온라인 수업을 위한 지원은 이제 거의 없다. 와중에 경상남도에서 아이톡톡이라는 서비스를 네이버와 손잡고 출시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시간 수업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기 때문에 LMS(Learming Management System)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를 해결해주는 프로그램이나 방법을 정부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럼 이건 그냥 알아서 쓰라는 말이다. 그 와중에 실시간 수업이 아닌, 과제제시형이나 (영상강의 등) 콘텐츠 활용 강의의 경우, 학생들은 예정된 수업일로부터 3일 안에 수업 청취를 완료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그 교과 해당 과목은 미인정결과(미인정결과 3회면, 미인정 결석 1회가 된다.) 처리 된다.
모든 수업을 쌍방향으로 하는 것도 문제인데, 학생들이 컴퓨터(사정이 나쁘면 휴대폰)를 하루 종일 쳐다보고 있어야 한다. 이게 가능한가. 학습을 위해서 컴퓨터 화면을 보는 것은 충분히 괜찮은가? 해외에서는 작년부터 이 부분에 대한 기사도 제법 나왔는데, 올해 우리는 조용하기만 하다.
아무튼 나는 직접 촬영한 영상을 올리고 학생들이 수강하도록 하고 있다. 별다른 협의나 탐색의 과정 없이 우리학교는 EBS 온라인 클래스 를 선택했는데, 그 선택이 벌써부터 후회되었지만, 이제 다른 대안으로 가기에도 늦었다. EBS 온라인 클래스 시스템은 업데이트 될 조짐도 없으니, 이제 지금의 시스템으로 어떻게 효과적으로 학생들에게 수업을 안내하고, 수업 이력을 관리할 지 생각해 봐야 한다.
진도 관리는 선생님의 몫이다
진로 관리는 선생님의 몫이다. 오프라인 수업하는 주에 나는 아침에 일찍 출근해서 우선 그날 수업이 든 학급들의 진도를 확인한다. 수업 시간에 들어가서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보고, 메모해둔다. 수업이 끝나면 교무실 책상에 앉아서 수업한 내용, 하다가 그만둔 내용을 기록해 둔다. 수업 기록을 잘 해둬야 수업 준비도 잘 해낼 수가 있다.
온라인 수업에서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이 여럿있겠지만, 선생님이 올려둔 수업 중 어떤 수업을 들어야 하는 지 헷갈려 했다. 수업에 순서를 정확히 붙이더라도 어려울텐데, 번호대로 올리지 않는 강좌도 있다. 내 수업의 경우에도 내가 들어라고 했던 것을 듣지 않고, 다른 것을 듣는 학생들이 제법 있었다.
이번주는 3번째 온라인 수업이다. 학생들이 더 쉽게 자기가 들어야 하는 수업을 알아보기 쉽도록 정리하기로 했다. 그리고 3일이 지나기 전에 들어야 하니, 미이수 학생의 경우에도 언제까지가 마감일인지를 알 수 있도록 했다.
구글드라이브 스프레드 시트에 서식을 만들었다. 위의 이미지가 첫번째 시트다. 첫 행에는 학급이다. 그리고 아래로는 해당 학급마다 내 수업을 들어야 하는 횟수에 맞게 강좌 제목을 써넣었다. 일주일에 수업이 두 번 들었다면, 쓰여진 대로 두 강좌를 수업 시간표에 맞춰 들으면 된다.
미이수 학생 안내도 되도록
두 번째, 세번째, 네번째 시트는 수업 제목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각 학급이 해당 수업 내용을 들어야 하는 날짜를 기록하고, 거기에 3일을 더한 마감 날짜를 표 아래에 넣었다. EBS 온라인 클래스 에서는 학생이 특정 강좌를 이수했는지는 확인할 수 있다. 수강 상황을 확인하려면 매번 들어가서 확인해 봐야 한다. 미수강한 학생만 모아보기 이런 기능 따위는 기대하지 말자… ㅠ 아무튼 하루에 한번 모든 반을 순회하며, 내 수업을 들었는 지 확인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시트 2번, 3번, 4번에 이름을 붙여 넣는다.
일단 미수강한 학생에게 문자로 안내한다. 그리고 수강한 것으로 확인되면, 그 이름에 취소선을 넣는다. 전체 학생에게 문자를 보내는 경우도 있는데, 꼼꼼한 학생들은 자기가 수강을 했음에도 혹시 누락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는 한다. 그런 학생들은 미이수자 이름에 자기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이렇게 처리하는 게 좋다.
학생도 보기 쉽도록
저렇게 만든 구글 스프레드시트는 ‘뷰어’권한으로 링크 공유한다. 주소줄은 abit.ly 에 가서 줄여서, 안내 메시지를 덧붙여서 교과 관련 안내나 질문 청취를 위해 만든 오픈채팅방에 공유한다. 부지런히 잘 챙기는 학생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고, 시간표 챙기기 어려워 하는 학생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더 나은 시스템은 정말 어려운가
수업의 초점을 온라인 실시간으로만 두고 있으니 LMS에 대한 관심이 적다. 그리고 그만큼 학생들이 하루를 충실하게 보내기 어렵다. 학생들은 소통이 있고, 바로 질문할 수 있어서 실시간 수업이 좋다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언제든 멈추고 돌려보고, 다시 볼 수 있는 콘텐츠 활용 수업도 좋은 점이 있다고 말한다. 무엇이 되었든 학생들은 하루 종일 컴퓨터를 봐야 할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 수업 주간, 적절한 길이의 영상과 학생이 자발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과제가 있다면 그 또한 좋지 않을까.
선생님들이 지금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 중 가장 괜찮은 LMS 도구는 구글클래스룸인 것 같다. 고3 매일 등교와 초등 1, 2학년 학생들의 매일 등교가 실행되면서, 더 이상 학교는 코로나 충격의 관심에서 벗어난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아니, 그냥 너무 많은 다른 중요한 일들이나 사건 때문에, 학교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일지도.
일단 이번주 고민은 여기까지. 학생들의 반응을 살피고, 어려움을 듣고, 또 다른 변화를 주던지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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