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2

아빠에게 아빠가 되어줄게.

1교시. 엄마의 전화를 받고, 최근 들어 건강이 급속도로 안 좋아지셨다는 외할머니에게 무슨 일이 생긴 줄 알았다. 데자뷰를 경험하는 것처럼, 아침에 울리는 발신자 ‘엄마’의 전화는 그런데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아빠 사고 났데.’ 그 순간, 내가 오늘 해야 할 일을 모두 머릿속에 꺼내보고,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어떻게 처리 할 지 생각하고, 지금 부산까지 가거나 아빠가 이동하고 있다는 진해까지 가는 데 얼마나 걸릴지를 생각했다. 늦잠을 잔 덕분에 오늘 아침 출근은 차로 했고, 기름이 없으니 가득 채우고 출발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빠가 일하는 곳은 진해에서 가깝고, 아빠를 실은 구급차는 일단 진해에 있는 병원으로 갔다. 엄마는 회사에서 나왔으나 차도 없이 진해까지 가는 데는 시간이 걸릴테..

경상대병원 응급실 사용기 (feat. 딸, 장염, 코로나 선별진료소)

아이를 키우면서 뜻하지 않게 아이가 아프고,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발만 동동 구르는 일은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게 되는 일이다. 그런 일은 한 번 생겨도, 두 번 생겨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지난 일요일 새벽이 그랬고, 오랜만에(?) 응급실 경험이라 기억을 위해서, 다른 분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해서 글로 정리하기로 했다. 그리고 다행히 오늘에서야(딸이 아프기 시작하고 3일째) 장염으로 확정된 것 같아서 마음이 좀 편안해 지기도 했으니 가능한 일이다. 딸의 징후 딸은 평소 배가 아프다는 말을 자주했다. 소아과 의사의 말에 따르면,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밥을 천천히 먹는 경우 배에 가스가 많이 차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보통은 밥을 먹다가 배가 아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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