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와 최대공배수 친구와 추억을 이야기하는 건 우리 사이의 최대 공약수를 구하는 것과 같지 않은가. 우리는 각자의 이야기라는 약수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가 공유하는 것은 공약수가 된다. 우리는 각자 얼마나 큰 수이고 또 얼마나 많은 약수를 가지고 있을까. 도란히 앉아서 우리는 각자 하나씩 약수를 꺼내고, 공약수를 발견하면 다시 씹고 음미한다. 오랜 만에 대학 친구를 만났다. 한 집에 사는 가족이 아니고서는 만나러 가기가 겁나는 요즘. 그래도 친구를 만났다. 지난 번 봤을 때가 언제인지부터 가늠한 다음, 우리는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한다. 요즘 하는 일은 어떤지, 아픈 데는 없는지, 부모님들은 잘 계신지, 아이들은 어떤지. 정작 ‘나에 대한 이야기’기 아니지만 모두 내 이야기다. 남편으로,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