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호 2

고통받는 사람에 대한

정혜신의 ‘당신이 옳다’와 엄기호의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두 책을 같이 읽고 있다. 정혜신 선생님에 대해서는 특히 세월호 이후에 주목하게 되었고 최근 나온 ‘당신이 옳다’는 평이 좋다. 페이스북에서 친근한 분 세 분만 좋다고 하면 일단 ‘사야 할 책’ 목록에 넣어두었으니 이 책도 한참 전에 목록에는 들어가 있었다. 주말에 사두고도 아직 손을 대지 않았었는데, 어제 자동차 타이어를 교체하러 가면서 충분히 책을 읽을 시간이 있었다. 엄기호 선생의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도 여러 번 제목을 보았으나 최근 김성우 선생님이 ‘곁’을 언급하시면서 추천하시길래 읽게 되었다. 아직 중반도 읽어나가지 않았지만 ‘고통받는 사람들’이라는 대상에 대한 결이 다른 접근이라 두 책이 어떤 점에서 나에게 생각을 던져줄 지 ..

#010 단속사회. 엄기호

우리에게 부재한 것은 실존적 관계의 단절이 아니라 사적인 경험을 공적인 언어로 전환하는 관계의 부재다. 이런 관계가 부재함으로써 자신의 경험을 남도 듣고 참조하면 좋을 이야기로 만드는 능력 또한 정승되지 않는다. 누군가의 참조점이 된다는 것은 우리의 경험이 사회적 가치가 있다는 것이고 그렇게 누군가의 참조점이 될 때 우리는 비로소 사회적 존재감을 획득하고 공적인 존재로 설 수 있다. 내가 참조할 그룹도 없지만 동시네 나 또한 누군가에게 참조점이 되어 조언을 줄 사람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그 결과 남는 것은 지극히 사사로운 관계 혹은 동일한 관계다. 이 책의 표지에 쓰여진 글이다. 정치적 공간이란 사적인 경험을 공적인 언어로 내어 놓은 을 수 있는 자리, 사적인 문제를 공적인 것으로 전환하여 시스템이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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