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 가본 적도 있고, 조식을 먹은 적도 있지만, 그런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딸에게 호텔은 낯선 곳이었다. 카드를 대야 문이 열리고, 카드를 꽂으며 불이 들어오고 에어컨이 돌아간다. 종이 네 장을 주고 자리에 앉으면, 다 먹지도 못할 음식이 가득하다. 접시에서 음식을 비우자 마자 사람이 와서 그 빈접시를 치워준다. 호텔 지하에 있는 편의점에 갔을 때는 한국말이 유창한 외국인 노동자분이 있었다. 내 손으로 해야 할 많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대신 돈을 지불하고, 편하다 라고 생각하는 게 어떤 점에서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느낌이다. 아무튼 아이들은 돈을 벌기 위해 노동하지 않으니, 그저 자동으로 되는 것 같은 호사가 신기하기만 하겠다. 그렇게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차를 타고 이동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