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글쓰기 2

사물 글쓰기 강의 엿듣기

사물은 거기에 있고, 우리는 거기 주변에 있다. 우리가 있어야 사물은 의미를 가지지만, 우리가 주는 의미 없이도 사물은 존재할 수 있다. 우리가 사물 가까이에 있어서, 사물을 들여다 봄으로써, 거기에 묻어난 우리의 흔적을 벗겨낼 수 있다. 무엇으로든 은유가 될 수 있어 사물을 쳐다보고 언어로서 사물에 닿아보려 애쓸 수 있다. 애는 쓰지만, 언어는 우리의 조력자이자 최후까지 살아남는 방해꾼 최선을 다해 사물에 다가가려 하지만, 노력은 거기까지 가장 피상적인 사물의 속성에서 시작하지만, 그 사물의 속성에서 동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나를 포함한, 나의 논리에 동조하는 사람에게만 일부 진실일 수 있는 그 머나먼 속성, 또 다른 사물을 찾아내는 게 최선 객관은 가깝지만, 객관은 새롭지도 흥미롭지도 않아 이야기가..

킹스크로스역 9와 3/4 을 지나면 학교

열려 있는 때보다 닫혀 있는 때가 더 많아. 문이라고 불러야 할 지, 벽이라고 불러야 할지. 누구라도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문이지만, 이 문은 킹스크로스역 9와 3/4 교복을 입은 사람이어야 자유롭게 출입가능 가방을 앞으로 매고 힘차게 걸음을 디뎌 벽 사이를 무사통과 안에서 닫아 밖에서 안으로를 막는다. 그리고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것도 막아선다. 들어오려는 사람에게나 나가려는 사람에게 모두 벽 막는 것은 지키는 일 밖으로부터의 위협에서, 안으로부터의 일탈로부터 가만히 있어도 제일 바쁘다. 핀볼같은 눈치게임 지키려는 사람과 드나들려는 사람들 막으려고 하지만, 빈틈투성이.

카테고리 없음 202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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