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백신을 맞으러 가는 나에게 “겁 안나?” 하고 물었다. 아마도, 그때부터 나는 좀 걱정이 되기 시작한 것 같았다. 나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민감한 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무디다. 아, 다들 그럴 거라 생각한다. 나는 학생들의 얼굴은 귀신같이 기억하는 편이지만, 내 보험상품이 뭘 보장하는 지 잘 모른다. 내가 타는 브롬톤이라는 자전거에 대해서는 제법 아는 편이지만, 다른 자전거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한다. 새로운 단어를 알아가는 것은 좋아하지만, 띄어쓰기에는 별 관심이 없다. 코로나 상황에 신경을 쓰기는 하지만, 무슨 백신을 맞는지, 어떤 부작용이 있는 지에는 별 관심이 없다.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일단 신뢰하는 것이 제일 좋은 전략이다. 신뢰는 하되, 너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