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셀렉트 3

쌈채소 먹기 같은 ‘소설 읽기’

숲과 별이 만날 때 글렌디 벤더라 아직도 책을 ‘많이 읽지’ 못하고 있지만, 소설은 손이 가지 않는다. 서점에 가도, 도서관에 가도 인문, 사회, 과학, 자기계발서까지는 아주 차근차근 살펴보지만 소설은 그렇지 않다. 왜 일까? 지은이의 말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소설가는 ‘내 소설은 이러이러한 내용으로, 이러이러한 주제를 전하고자 한다.’ 라고 밝히지 않는다. 독자가 소설을 읽음으로써 내용과 주제를 밝혀내고 찾아낼 수 있다. 그리고 거기에서 얻는 내용과 주제라는 것이 실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소설이 아닌 책의 경우, 저자의 말을 듣고, 책의 목차를 꼼꼼이 보고, 책 중간 쯤을 펴서 읽어보면 된다. 실패와 관련이 있을 지도 모른다. 소설을 혼자서 선택하게 되면, 실패하기 쉽..

납작한 삶을 포개어 두께를 만든다

재윤이 삶 | 미메시스 | 리디셀렉트 진주문고 혁신점 ‘여름’ 매대에서 봤다. 한달 전 쯤에 진주문고 혁신점에 갔을 때, 거기에는 온통 파란색인 책들과 물건이 그득했고, 그 매대는 “여름”을 주제로 한 매대였다. 그리고 잠시 이 책의 표지를 봤다. 그리고 출판사도. 미메시스는 괜찮은 그래픽 노블을 출간하고 있는 출판사라 기억하고 있었는데, 저 작품도 좋기는 하겠다라고 생각했지만 그냥 쌩~ 지나갔다. 경상도 출신의 한 비혼여성의 서울에서의 삶이 소재다. 대략 그녀의 나이를 예측할 수 있는 장면(노래방, 동전노래방 아니고 진짜 노래방), 경상도 출신임을 알 수 있는 말(자연스러운 사투리). 그런 것 덕분에 익숙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좋은 것이 아니다. 우선 그림은 군더더기 없지만, ..

<먹고 마시는 것들의 자연사> 조너선 실버타운, 서해문집

먹고 마시는 것들의 자연사 #서평 리디셀렉트 읽을만한 책 딸 재우다 일어나서 며칠간 밤에만 읽고 있던 '먹고 마시는 것들의 자연사'를 읽었다. 이 책은 페이스북에서 알게된 최낙언 선생님이 '재미있다'하셨는데, 리디북스 셀렉트에 나와 있어서 읽게 되었다. 책은 온전히 '진화'에 대한 이야기이지만,우리 '호모 사피엔스'가 먹고 마시는 것들이 그 주인공이다. 음식의 맛이나 향, 진화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갖은 숫자와 기호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재미있다. 다 읽고 나니,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호모 사피엔스에 대한 이야기라면, 이 책은 호모사피엔스가 먹음으로써 생긴 다양한 음식들의 '변화 이야기'라고 할만하다. 인간은 동식물의 진화에 적극적으로 개입했고, 동식물은 또 인간의 수탈(혹은 개입)에 적극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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