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시끄러운고독 2

책과 함께 사라지다

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어려운 작가의 이름 이 정도면 니코스 카잔차키스 만큼이나 어려운 이름이다. 보후밀 흐라발. 책의 제목은 기억하되, 과연 나중까지 이 저자의 이름을 기억하게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책은 아주 한참 동안 내 눈을 끌었고, 내 귀에 웅웅 거렸지만, 너무 평이 좋은 영화에 끌리지 않는 것처럼, 너무 평이 좋은 책을 일부러 집어 들지 않게 된다. 어줍짢은 허영심의 발로가 아닌가. 하지만, 아름다운 꽃이 사람의 눈을 끄는 것처럼, 이 책을 열어보게 되었고, 나는 여러번 읽게 될 첫문장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삼십오 년째 나는 폐지 더미 속에서 일하고 있다. 이 일이야말로 나의 온전한 러브스토리다. 러브스토리와 장례사 그는 여러 개의 러브스토리를 들려준다. 그 중 가장 사랑..

도망가기 좋은 책으로 도망가기

인기있는 책은 역시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 읽어야 제 맛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구석은 먼지가 날리기 마련이고, 그 먼지가 가라앉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사람 많은 걸 좋아하지 않는 나는, 사람들이 물러간 자리여야 찾아가서 앉는다. 일이 많은데, 잘 하지는 못 해서, 나는 한 주 내내 책 속으로 도망갈 생각을 했다. 다음 날을 위해 일찍 잠들어서, 아이폰은 나에게 잠자는 시간을 잘 지켰다며 칭찬을 했다. 정말 책을 읽을 시간이 없었나 생각하면,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1분, 신호를 기다리는 30초도 책을 읽을 수는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나는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한다, 책값이 비싸다는 사람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저 책이 해야 할 일의 순위에서 자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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