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좋지만, 오랜만에 방바닥에 얇은 이불 하나를 깔고 자니 잠자리가 불편하다. 게다가 갑자기 비염은 왜 도진 건지 밤에 누웠는데 콧물이 난다. 상당한 시간 동안 괜찮았는데, 봄이 오면 봄이 오는 대로 불편함이 생긴다. 어린 시절에는 생각하지 못한 불편함이 마음을 자꾸 건드린다. 그래도 아침에 빗소리를 들으며 대청마루에 나가 앉았다. 반바지를 입은 채, 겨울 재킷을 대충 두르고, 준비해간 드립백으로 커피를 내렸다. 대청마루에 앉아서 비가 오는 것을 본다. 까마귀 한 마리가 날아간다. 새벽부터 내린 비 덕분에 농월정 오토캠핑장 케빈 앞은 물이 제법 차 올랐다. 산불이 심한 지역에도 분명 도움이 되겠구나, 밭에서 산에서 농작물을 키우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겠구나. 어릴 때 비는 그저 우산 쓰고 걸어야 하는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