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4

종업식날 읽어준 편지 공개

종업식이라 청소는 했지만, 다 정리되지 않은 교실. 다시 가서 정리하고 치울 건 치워야 한다. 내 자리도 정리해야 하고. 마음은 바쁘지만, 차근차근 일을 하기 힘든 시절이다. 오늘은 학생 한 명이 확진이 나오면서 졸업식을 보지 못하고, 급히 학생들을 보내야 했다. 편지를 준비하지 못했다면, 어처구니 없이 대충 마지막 날을 보낼 뻔 했다. 편지를 읽은터라, 너무 길지 않게 이야기를 마칠 수 있었다. 길지 않게 썼다고 생각했는데, A4용지로 2장 반이었다. 이렇게 일단 여기도 올려둔다. 줌으로 아침 조례를 하고, 카톡으로 종례 사항 전달하면서, 이렇게 해서 아이들 얼굴이나 알아보고, 서로 가까워질 수는 있을까 걱정했었습니다. 그런데 벌써 1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안전한 교실, 편안한 교실이 될 수 있도록..

종업식 때 읽을 편지를 썼다

내일은 우리 학교 종업식 및 졸업식날이다. 졸업식이야 더 이상 조용하게 치러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조용하게 치러지니, 내일도 학교는 조용하겠지. 종업식은 각 학년의 업무가 끝나야 하겠지만, 내일이라고 업무가 끝나지는 않는다. 내가 맡은 1학년들은 이제 내일까지만 1학년이니 학년도가 끝나는 시점이기는 하다. 학생들이 빠져나가고 나면, 교실을 청소하고, 생활기록부를 계속 손보느라, 결국 2022학년도 개학 전까지는 일이 계속되는 시간이겠지만. 엊그제부터 시작한 우리반 학생들과의 상담을 오늘에야 끝냈다. 우리 반 수업이 아닌 시간도 바꿔서 쓸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이들과 둘이서 앉아서 짧게나마 지난 일 년 동안의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니, 또 좀 더 알게 되었다. 더 많이 알아갈 수 있었으면 ..

수업 듣는 기계들과의 대화

수업 듣는 기계들과의 대화 창체 시간 할당된(?) 영상은 모두 보고, 감상문도 모두 받고 아이들에게 그냥 좀 쉬라고 했다. 반장은 심리테스트 같은 것을 들고 와서 나한테도 해보라고 한다. 나는 혈액형도 믿지 않고, MBTI도 혈액형과 별 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해도 한번 해보라고 한다. 궁금하다며. 그러면서 아이들은 자신의 MBTI 유형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곧 MBTI에 대한 자료로 수업을 해봐도 재미있겠다. 다른 아이들도 모두 MBTI에 관심 많은 거 맞지?라고 물어본다. 목요일 7교시, 창체시간을 이렇게 여유 있게 보내다 보니, 이대로 주말이면 좋겠다 싶었다. 나는, 오늘 금요일이면 좋겠다. 했는데, 아~ 싫어요. 한다. 왜 주말이 좋잖아 했더니 안 그렇단다. 금요일에는 학원을 12시에 마친다..

모범학생 표창을 어떻게 줄까나

정신없는 일상은 계속되고, 학교 생활은 줄어들지 않는 양초같다. 타오르고 타오르고 타오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에게서 더 많은 웃음을 찾게 된다. 그리고 나는 분명 예전보다 더 많이 웃어주고 있다. 웃어야지 생각하지 않고도 마음 편하게 웃을 수 있다. 교사는 학생을 대하면서 자꾸 후회하게 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작년보다 내가 나아진 것 같으면, 작년의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된다. 11월에는 학생들에게 모범상 표창을 한다. 일년에 두 번, 혹은 세 번 가량 학급 학생들 중 모범이 될 만한 학생들에게 상장을 주고는 한다. 올해 1학년부터는 대입에 수상기록은 반영되지 않지만, 어쨌든 의미있는 기록이다. 학생들의 학교 생활이 오로지 대입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에 기준을 두고 짜맞춰 지는 것 같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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