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페이스북을 보니 ‘브로콜리 너마저’의 신곡 ‘서른’의 가사가 좋다. 나는 마흔이지만, 고민의 크기는 비슷하지 싶다. 물론 내 서른 시절보다 지금이 더 낫기는 하다. 나는 내가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구분하게 되었고, 아니라고 말하게 되었다. 외로움이 줄어드는 게 아니겠지만,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겼고, 원하는 만남을 이어갈만한 힘도 생겼다. ‘서른’으로 시작하는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놓고 커피를 내리고, 그 사이에 설겆이를 한다.
얼마전에 연유를 사서 베트남식 커피를 해먹고 있다. 선물로 받은 베트남 커피 기구가 있어서 해먹는 데 간편하다. 우선 모카포트보다 씻고 정리하기가 좋다. 모카포트는 어느 정도 식을 때까지는 두었다가 씻어야 하는데, 커피를 마시고 밖으로 나갔다 오면 씻겨지지 않은 모카포트를 씻어야 한다. 씻은 후에 바로 커피를 내려먹으면 포트 안에 있는 고무가 손상되는 게 아닌가 걱정이 좀 들어서.
유리컵에 연유를 붓고 커피를 내린다. 내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분. 혼자 내려오기 때문에 기다리면 된다. 그리고 잘 섞은 다음 얼음을 넣어 마시면 된다. 돌체 라떼 같은 맛이다. 달콤한 우유와 커피의 조합.
오늘은 오랜만에 수영장 가는 날이다. 휴. 며칠 쉬었다고 아주 힘든 게 아닐지 걱정. 수영 때문에 달리기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예전에 수영을 처음 배울 때에도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달리기를 꾸준하게 한 적은 없지만.
한 여름 같은 날씨라 딸은 아주 시원한 원피스를 입고 갔다. 무슨 옷을 입을래? 물어보면 아침이 길어지기 때문에 내가 골라서 나오는데, “내가 고를래.”한다.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너무 얇아보여서 안되겠다니 “싫어.” 그래도 속바지는 입는다고 했다. 양말도 자기가 골라 신는다. 오늘은 킥보드다. 대개는 자전건데. 바람을 맞으며, 공주 머리띠를 반짝이며 공주 신발로 땅을 지치며 “나 데리러 올 때도 킥보드 가지고 와.” 한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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