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 1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강의 하나당 50분, 쉬는 시간 10분, 점심시간 80분. 이렇게 하루 종일 연수가 가능한가.. 싶었지만, 가능했다. 우리 학교는 행복학교(경남형 혁신학교)에 지정되었고, 2022학년도에는 그만큼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정된 학교의 교사들에게 연수를 받으라고 공문이 왔다. 많은 선생님들이 연수를 받으면 좋겠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나는 관심도 있고, 처음에는 대면 연수라고 했기 때문에 신청했다. 하지만, 하루는 비대면, 하루만 대면으로 바뀌어서 오늘은 비대면 연수 참여하느라 고생을 좀 했다.
오전에는 행복학교 관련 경상남도교육청의 정책방향과 그 성과에 대한 이야기, 교원대 교수의 행복학교에 대한 총론이 이어졌다. 경남에서도 행복학교를 운영한 학교들에서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만족도가 더 높다는 결과다. 어떻게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에 대해서 정확히 살펴봐야 하겠지만, 어쨌든 이제는 혁신학교나 행복학교는 누구나 들어본 적이 있는 단어가 되었다. 초반과 같은 학부모의 반대나, 눈에 띄는 성과가 뉴스에 노출되지는 않지만, 학교 혁신을 위한 하나의 축이 되고 있다.
행복학교에 지원하기 전에 교직원으로부터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 조사를 한다. 나는 동의했는 데, 그 첫번째 이유는 예산과 지원 인력이었다. 학교의 일도 결국 돈이 있으면 좀 더 쉽게, 더 다양하게 해 볼 수 있다. 돈이 없으면? 아이디어가 실행되기가 어렵다. 학생들과 뭘 하려고 해도 돈이 들게 마련이다. 그리고 업무 전담 직원이 한 명 지원되는 데, 그런 인원이 한 명 늘면, 교사가 업무로부터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남는 시간은 학생의 학습이나 다양한 학생 활동에 쓸 수 있게 된다.
학교 구성원의 민주적 의사결정과정도 중요한 특징으로 보던데, 어쩌면 가장 힘든 부분이 아닐까. 전문적 학습공동체(이하 전학공)의 조직부터 자발성을 강조하는 데, 자발적으로 뒀더니 어떠한 전학공 모임도 없다면? 민주적 의사결정을 해나가야 하는데, 많은 교직원들이 이에 대해 회의적이라면?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이란 아직도 우리의 일상에서는 익숙지 않다. 결정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면, 회의에 들어가야 한다. 회의에 들어가려면 직함이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는 의사결정 과정이라는 건 적어도 나에게는 너무나 먼 개념이다. 체험해보지 않은 유령 같은 현상이다. 행복학교를 하게 되면, 그게 가능하게 될까 걱정되기는 한다. 물론 걱정만 되는 것은 아니다. 기대가 되기도 한다.
가장 유익했던 강의는 마지막에 거창 아림고의 수석선생님의 전학공 사례 나눔이었다. 수업 나눔에 특히 초점을 맞춤 전학공 운영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힘들지만, 분명히 가치가 있다고 힘주어 말씀하시는 데, 그 말씀에 설득되는 것 같았다.
전학공이란 충분히 자발적으로 가능하다 생각한다. 너무 성과나 결과물에 초점을 맞추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나는 이전 학교에서 후배 선생님과 단 둘이서 나중에서 셋이서 만나 수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시간을 내어 수업 이야기를 하고 나면 힘이 나는 그런 만남이었다. 이게 어디 가서나 안 될 리가 없다. 그래서 행복학교에 기대하는 바가 있다. 그 속에서 내 역할은 무엇일까. 행복학교와 별게로, 2022학년도에는 외부 수업 나눔 활동에도 참여하고 싶고, 교사 간, 교사-학생 간 독서 모임도 해보고 싶다. 이런 활동이 행복학교 활동에 잘 맞물려 갈 수 있기를 바란다.
내일은 대면으로 8시간 연수.
엉덩이가 사라져 버리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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