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관련/수업이야기

학생들과 함께 본 영화 : 파르바나 : 아프가니스탄의 눈물 / 동아리, 영화감상

타츠루 2021. 8. 26. 21:17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사진출처 : 엠네스티 https://amnesty.or.kr/wp-content/uploads/2021/08/278851-AFP-via-Getty-Images-until-2022.08.18-1000x667.jpg

오프라인 수업이 시작되고, 이제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도 활기를 띄고 있다. 내가 맡은 동아리는 영화 감상 동아리. 원래 하고 싶었던 동아리는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어 버렸다. 영화 감상에 매우 열정이 있는 학생들이 온 것은 아니고, 그저 편안한 동아리를 찾아온 학생들이다. 동아리 활동 시간은 90분. 90분 만에 볼 수 있는 영화가 어디 있나.

그러다가 지난주에 보려다 그만뒀던 파르바나가 생각났다. 길이가 짧은 데다가, 요즘 뉴스에서 계속해서 탈레반이나 아프가니스탄의 소식을 들을 수 있으니 학생들도 관심을 가질 것이라 생각했다. 뉴스 기사로 본 ‘미라클 작전’도 언급하며 학생들의 주의를 먼저 끌었다. 그리고 학습지를 나눠주었다.

그냥 감상해도 되겠지만, 동아리 활동도 엄연히 학습시간이다. 영화를 보고 분석까지 할 필요는 없지만, 질문을 가지고 보는 게 좋다. 몇 가지 질문을 준비했다.

  • 아프가니스탄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 ‘파르바나’가 겪는 고난 중 하나만 쓰고, 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쓰세요.
  • 영화를 보고 새롭게 알게 된 것은 무엇인가요?
  •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을 써보세요.

이 영화는 아주 강력한 색감을 가지고 있다. 이국적인 배경 음악 또한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하다. 오전 내내 수업을 하고 온 학생들에게 영화 보는 동아리 시간이란 그저 쉬는 시간일 수도 있다. 몇 몇은 영화를 보다가 좀 졸기도 하고, 다른 과제를 같이 해가면서 영화 소리에 끌려 다시 화면에 집중하기도 한다. 그렇게 듬성듬성 봐도, 이 영화가 보여주는 여성에 대한 폭력, 인권에 대한 끝없는 탄압은 너무나 분명하다. 게다가 ‘술레이만’이라는 인물로 이어가는 하나의 이야기를 전체 영화 진행과 엮은 부분은 아주 좋은 기획이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아들역할을 시작하는 소녀의 삶을 보고 있으니, 탈레반에 장악당한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걱정하는 과거로의 회귀가 이해된다. 누가 역사는 진보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지구인의 평균 소득은 높아질지 모르겠지만, 한 사람이라도 마땅한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한다면, 정말 우리가 진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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