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나의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꿀까" 를 읽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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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포크epoch는 시대, 시절을 의미하는 단어다. 그리고 더 긴 시간을 생각하면 특정한 연대를 나타낼 수도 있다. 인간에게 에포크는 우리 인류의 진화 전체(대략 600만년)를 포함하고, 동시대 사람들의 경험을 포함하고, 나의 생애를 기준으로 내가 겪어내는 시간까지를 포함한다.
이에 비해 인공지능에게 에포크는 데이터가 모든 신경망을 통과하는 시간을 한 에포크로 본다. 대규모 언어모델을 만드는 데 몇 년이 걸리는 경우가 있지만, 하나의 에포크를 통과하는 시간은 길어도 몇 주면 된다.
인간이 살아가는 시간과 인공지능이 살아가는 시간은 같은 시간일 수 없다.
그럼에도 기계는 쉬지 않고 일한다 거나 쉬지 않고 배운다 라고 생각하면 섬뜩하다. 불현듯 이는 인간의 영생이나 불멸에 대한 열망 때문에 기계를 혹은 인공지능을 경쟁 상대로 삼거나 부러워 하는 게 아닐까.
영화 트렌센던스 에서 처럼 내 뇌를 업로드하며 결국 얻고자 하는 것은 영생이다. 오늘 나무 한 그루를 심는 사람, 한 권의 책을 내는 사람, 자녀를 돌보는 사람, 모두 영생을 위한 하나의 방편을 찾는다. 인공지능은 전원이 공급되고 유지 보수 되는 한 영생할 가능성이 있다. 단, 인공지능의 작동 그 자체를 삶이라고 볼 수 있을 때 그렇다.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살아 있는 것만이 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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