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 목적
교무실에서 사용 : 교무실은 교사의 업무 공간이자 수업 연구 공간이다. 그리고 교사의 업무의 다른 사람과의 협력이 늘 필요하다. 수업 준비를 하는 동안에는 혼자만의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따로 연구실이 마련되어 있지는 않다. 많은 경우 업무 요청이 메신저로 오지만, 내 자리로 찾아와서 아니면 멀리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경우도 많다. 음악을 듣다가도 누가 나를 너무 애타게 부르지는 않도록 귀를 열어둘 수 있는 이어폰이 필요했다.
자전거를 타거나 걸으면서 : 자전거를 타거나 걸을 때는 주변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자전거를 탈 때는 더욱 그렇다. 자동차와 같은 도로를 달리지 않을 때라도,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를 통해서 위험이나 장애물을 인식할 수 있다. 내 자전거에서 나는 소리 또한 마찬가지다.
집에서 : 이 부분은 완전히 애초에 예상이 잘못되기는 했는데, 집에서도 영어를 계속 청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른 사람의 소리가 여전히 들린다면, 두 가지 소리 모두에 일단 귀를 열어놓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특히나 밤에 딸이 잠드는 동안 옆에서 책을 읽거나 유튜브를 볼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소리를 들으면서도 딸이 내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칭얼대거나 내 도움을 요청하면 금방 알아차릴 수 있지 않을까.
구입 전 고민
가격 : 음악을 아주 즐기지도 않고, 음질에도 민감했던 편이 아니라, 여러 개의 이어폰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기존에 구입한 에어팟이 가장 비싼 이어폰이었지만 내내 만족하고 사용하던 편이어서 또 20만 원가량 돈을 주고 사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그런데 이때쯤 에어팟 배터리 성능이 급격하게 저하되면서 새로운 이어폰을 사야 할 이유가 생겼다. (최근에는 좀 더 저렴한 모델도 출시되었다.)
착용 시 불편함 : 워낙 유명한 제품이라 이미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리뷰라 많은 편이었다. 특히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소위 말하는 인플루언서들을 통한 마케팅이 많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사례를 볼 수 있기는 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불편 없이 착용하는 것 같았다. 몇몇 분은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낀 상태에서 에어로펙스를 착용하면 좀 불편함이 있다고 했다.
외부의 소리를 들으면서, 음악도 감상할 수 있을까 : 골전도 이어폰이 가장 강조하는 장점이 외부의 소리도 놓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게 실제로는 어떻게 구현될지, 내가 만족하는 수준일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구매
엉뚱하게도 인플루언서 때문이 아니라, 평소 페이스북에서 알던 분의 사용 담을 보고 구입하게 되었다. 저녁때 산책을 할 때 사용하는데 좋다는 말씀. 그'믿는' 분이라 구매로 이어지는 데 가장 도움이 되었다. (과연 인플루언서의 '광고 아닌 것 같은 광고'는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구매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하면 된다. 출시된 지 꽤 되었지만 특별한 가격 할인 이벤트는 없다. 뭔가 사은품을 끼워주는 행사가 있다. AS가 확실한 편이지 중고 구매도 나쁘지 않겠다. 귀에 '집어넣는' 방식이 아니니 더욱더.
aftershokz.kr/
음질
- 음악은 주로 벅스에서 듣는데, 되도록 높은 음질로 듣는데, 종류는 가리지 않지만, 아무래도 팝이나 우리나라 남자 발라드를 듣는 경우가 많다. 가끔 락을 듣기도. 하지만, 내가 귀로 직접 소리가 전해지지도 않고, 결국 다양한 주변 소음에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음악을 듣기에 '좋다'라는 기준은 이 기기에 쓸 수는 없다.
- 가끔 골전도 이어폰을 끼고 있으면 머리가 띵하거나 어지럽지 않으냐고 묻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경우는 전혀 없었다.
- 통화 시 음질은 문제가 없었다. 착용한 상태에서 에어로펙스로 통화를 한 경우에도 잘 안 들린다 하는 경우는 없었다.
구입 목적에 부합하는가?
- 마치 내 옆에 큰 스피커로 음악을 들어놓은 것처럼
: 제일 중요한 사용환경이 사무실이다. 일상적인 소음이 있는 정도이다. 조금 집중하려면 에어로펙스의 볼륨을 높이게 된다. 대개 아이폰11으로 들으면서 볼륨은 50% 정도만 해도 충분히 크다는 생각은 든다. 그런데, 그럴 경우 누가 나를 불러도 그 목소리가 잘 안 들린다. 그러니 좀 사용이 애매하다. 음악을 들으면서 다른 사람과 대화가 되지 않는다. 대개 다른 사람이 나를 부르면 에어로펙스 한쪽을 빼어 턱 옆에 어중간히 걸치고 이야기를 한다. 이럴 거면 차라리 보통의 이어폰을 사용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 다른 사람과 대화하려면 볼륨을 줄이거나 음악을 멈춰야 한다. 사무실에서 사용하기에는 차라리 (누가 봐도, 이 사람이 음악을 듣고 있구나 알 수 있는) 커다란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 낫지 않을까 싶다. 음악도 잘 들을 수 있고, 결국 필요한 사람이 내 옆으로 와서 내 어깨를 두드리지 않겠나. 그러니 이 부분에서는 별로.
- 자전거 탈 때보다는 조깅할 때
: 자전거를 타는 유튜버들도 이 이어폰을 많이 하고는 있더라. 장점은 겨울철에 바라클라바를 하고도 대충 귀 주변에 이어폰을 착용하면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자전거 전용 옷을 입지 않는다면 에어로플렉스 뒷부분이 옷의 깃에 닿아서 좀 불편하다. 겨울에는 추워서 버프에 쪽 모자까지 하고 자전거를 타는데, 그럴 경우에는 불편했다. 겨울이 아니더라도, 평상복을 입고 자전거를 탄다면 그다지 편하지 않다. 선글라스를 쓰고 에어로펙스를 착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편하지'는 않다.
: 조깅할 때는 일단 선글라스를 하지 않아도 되고, 옷도 자전거 탈 때보다는 가볍게 입게 된다. 자전거 탈 때처럼 몸을 앞으로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에어로펙스 뒷부분이 옷에 걸리는 경우도 적다. 산책이나 조깅을 할 때 더 좋은 제품이 아닐까.
- 딸을 재우면서 유튜브 시청
: 이건 분명 편하다! 딸은 잠들기 직전까지 내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건다. 그에 대답을 좀 해주기는 하는데, 대충 대답을 하면서도 음악을 듣거나 유튜브를 볼 때가 있다. 이때 딱 좋다. 가끔 딸을 재우고 거실로 나가서 영상을 보거나 할 때도 있는데, 아이가 방에서 낑낑거리거나 나를 찾을 때, 바로 들을 수 있다. 다른 이어폰이라면 외부 소리가 더 많이 차단되기 때문에 '작지만 신경을 써야 하는 소리'는 듣지 못한다.
: 마음만 먹는다면, 하루 종일 외국어 방송이나 책 낭독을 틀어놓고도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다른 가족의 말을 잘 못을 수도 있다.
총평
- 목적이 분명하다면 살 만하다. 가격이 비싸지만, 에프터샥의 AS는 평이 좋다. 그러니 오래 사용할 수 있다.
- 사무실에서 사용한다면,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 더 좋겠다.
- 조깅에 최고 좋다!
- 아이들 재우며 딴짓할 때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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