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이란 말은 ‘네*버의 검색 알고리즘’은 조작… 등에서 자주 듣지 않았나 싶다. 검색 알고리즘. 알고리즘이라는 단어 대신에 ‘방법’, ‘규칙’을 넣어도 크게 어색하지 않은 것을 보면 데이터와 관련하여 사용하는 단어인가 하고 생각했다. 이 책은 우리가 사는 지구는 ‘알고리즘’으로 가득차 있고, 알고리즘을 통해 이 지구를 이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처음에 읽을 때는 ‘알고리즘’의 실제 적용 사례를 ‘재미있게’ 말해주려나 생각했지만, 반드시 재미있다고는 할 수가 없다. 덧셈, 뺄셈 문제가 아니니까.
알고리즘이라는 말은
p59. 알고리즘은 9세기 페르시아의 수학자 알 콰리즈미Al-Khwarizmi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그러니까 그 기원과 바탕은 수학이다. 숫자를 더하고 빼는 수준이 아니라, 현실에 보이지 않는 문제들에 대해 해결하기 위한 적합한 방법을 찾아가는 방식에 가깝다고 할만하다. 알고리즘에 대해 설명하면서 ‘로그’가 자주 언급된다. 문제 해결 방식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양과 관련하여 쓴다.
독일어로 쓰여진 책이고 번역되었음에도 저자의 문체는 재미있다. 옆에서 설명하듯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저자는 우리가 ‘알고리즘’에 대해 좀 더 친숙하게 느끼고, 다양한 현상을 ‘알고리즘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기를 바란다. 문제에 대해 생각할 때, 그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혹은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에 대해서 또 생각할 것은 없는가라고 물어보길 요구한다. 이때 알고리즘이 끼어들고 알고리즘은 우리의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는 기회며, 우리가 가진 창의성을 보여주는 예가 되기도 한다는 것.
[최단거리 내비게이션에 사용되는 알고리즘을 도식화 한 것 - 2차원의 지도를 그물을 건져 올리듯 당기면 최단 거리를 금새 발견할 수 있다]
다양한 알고리즘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만, 생소한 용어들이 많았다. (친절한 각주가 있으니 책 속에서 답을 찾을 수는 있다.) 그 중 몇 가지는 혼자서 더 알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써둔다.
- p138. 샌드박스
- p226. 넷플릭스와 알고리즘, 추천과 비추천
- p287. 6단계설과 스몰월드(미국 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의 1967년 실험)
알고리즘을 통해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을 하려면, 투입되는 input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 알고리즘이 인간의 문제와 관련된다면 가장 중요한 input은 인간이다. ‘솔직한’ 답변을 내놓아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답이 나온다는 점. 학생-대학의 매칭이라면 가고 싶은 대학에 대해 솔직하게 써야 하고, 경매라면 내가 생각하는 그 물건의 가치에 대해 정확히 가격을 책정해 둬야 하고, 이성간 매칭이라면 이성에 대한 호감도에 대해 솔직하게 밝혀야, 알고리즘을 통해 적절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점. 인간이 개입된 문제에서 해결을 위한 필요충분 조건은 ‘솔직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마음에 들었던 구절
p59. 알고리즘은 9세기 페르시아의 수학자 알 콰리즈미Al-Khwarizmi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p60. 형식과학의 출발점에는 언제나 직관이 자리잡고 있다.
p61. 알고리즘은 문제를 풀기 위한 세부적이고도 단계적인 방법이다.
p95. 데이크스트라 알고리즘은 핸드폰과 자동차, 웹사이트 등의 각종 내비게이션 시스템 속에서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다.
p160. 에니그마는 절대로 'L'을 'L'로 코딩하지 않기 때문에, 암호화된 그 메시지에는 'L'이 있을 리 없었다. 다시 말해, 암호화된 그 메시지는 암호화되기 전의 메시지 구조를 어느 정도 누설한다고 볼 수 있었다. 배티는 바로 그날, 에니그마를 해독해낼 수 있는 첫 번째 실마리를 찾아냈다.
p226. 세 번째 기적: 넷플릭스의 고객 영화평점 추측 대회
p284. 모든 데이터를 모아서 갖고 있는 건 기술적으로 전혀 문제가 안 된다. 다만 그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으로 그려내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p298. 무언가를 어떻게 고민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사람은 언젠가는 대체 무엇을 고민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당면하게 된다.
p301. 자기의 생각을 잘 이해해서 그것을 다른 곳으로 옮겨놓을 줄 아는 유일한 생명체다. 우리는 스스로를 생각하게끔 만드는 유일한 존재다. 그리고 그 생각은 여전히 우리의 생각으로 남아 있다.
저자의 문체가 마음에 들고, 현재를 살아가면서 꼭 한번은 제대로 들어봐야할 내용이라 생각해서 추천! 평소 수학을 좋아하고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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