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아빠로살아가기

아버지의 간병인

타츠루 2021. 12. 2. 20:36

가족 대신에 아버지 옆에서 도움을 주실 간병인을 구했다. 61세의 아저씨다. 병원에서 본 간병인 분들은 모두 여자분들이었는데, 남자분도 있었다니. 남성 환자라면 남자 간병인이 더 편할 것 같았다. 한 10년 정도 간병인 일을 해왔다니, 충분한 경력이다. 사람을 대하는 일이라 사람 때문에 피곤하고, 그 덕분에 보람도 있는 일일 테지만, 어떤 환자를 대하게 될지 모른다는 어려움도 분명 있으리라.

간병인 구하기

간병인을 구하는 첫 번째 방법은 병원 안에 있는 다른 간병인을 통해서겠다. 약간 매니저급인 간병인 분이 꼭 있고, 그분을 통해서 구하는 게 제일 빠른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인터넷을 보고 찾아야 하는데, 검색해 보면 '간병인 협회' 따위로 결과가 나온다. 코로나 상황이라 간병인도 이 병원 갔다가 저 병원 가는 식으로 일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환자는 줄지 않는데, 병원에서는 환자 1 명당 1명의 가족만 상주 가능하게 제한하는 경우가 많아서, 간병인에 대한 수요가 더 많다. 그만큼 간병인을 구하기 어려워진 것.

간병인 임금

임금이라 기는 그렇고, 내가 들은 바로는 이렇다. 별다른 계약 같은 것은 없고, 배치된 시간부터 24시간을 기준으로 하루 일급이다. 일이 끝나면 현금으로 입금하면 된다. 아버지를 간병하러 오신 분은 14만 원이다. 24시간 환자 옆에서 생활하며 환자를 도와주고, 그에 대한 비용은 14만 원이다. 언제까지 간병을 해달라 말할 수도 있고, 그냥 갑자기 간병인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 그때 말해도 되는 식이다. 일이 끝나면 바로 입금을 하면 된다.

이런 식이면, 돈을 입금 안 하려는 사람들을 만나기라도 하면, 이 분들은 어떻게 구제받을 수 있을까? 누구한테 말할 수 있을까?

하루 14만 원이라지만, 내가 이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며칠이고 휴식 없이 일해야 할뿐더러, 24시간에 14만 원이니 환자 침대 옆 작은 간이침대에서 잠을 자며 생활하는 게 쉽지는 않은 일이다.

간병인의 일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거동이 편하지 않은 우리 아버지를 기준으로는 다음과 같다.

  • 식사 오면 식판을 갖다 주고, 식사 후에 정리하기 (보통 수저는 개인이 가지고 오기 때문에 이건 설거지 해서 정리)
  • 화장실을 가야 하거나, 침대에서 바로 볼 일을 봐야 하면 휠체어를 밀거나, 침대에서 배변이 가능하도록 도와주기. 뒤처리도 해야 한다.
  • 그 외에도 대개 개인위생이다 - 씻기고, 옷 갈아입히기 정도
  • 그 외 가족 간병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 우리는 배달음식을 시켜서 아버지에게 먹이고 싶고, 이때 병원 1층으로 가서 음식을 받아 오는 일도 하신다.
  • 그 외 다양

장기입원에 필요한 것

만족도?

아버지는 **씨라고 부르며 편히 대하는 것 같았다. 우리 아버지 간병인은 아빠 말씀도 잘 들어주고, 필요한 것들은 말씀드리기 전에도 잘 도와주셨다. 오늘은 아버지 머리도 몸도 씻겨 드리려고 노린스 바디워시, 샴푸를 부탁하셨다. 헹굼 없이 쓸 수 있는 제품이라 수건, 물, 세숫대야만 있으면 되는 것 같다.

가족이 해야 할 일?

가족들은 모두 자신의 일이 있고, 계속해서 아빠 옆을 지킬 수가 없다. 걱정인 것은 산재로는 간병인에 대한 비용은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다치면 오롯이 근로자와 그 가족이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 이런 환경이 모두 근로자를 위한 환경인가 싶다. 하지만, 지금은 어찌해볼 수 있는 게 없다. 오로지 아버지의 회복을 위해서만 최선을 다 할 뿐이다. 그저 좋은 간병인을 만나서 아빠의 회복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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