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모임일자 : 2020. 2. 1. 토요일. 아침 6:30
02. 모임장소 : 진주장례식장 맞은편 둑방길 아래 쉼터
진주 새벽커피 2번째 모임 (2020.02.01.토. 06:30)
03. 참석 인원 : 6명
04. 준비된 물품
- 커피 드립 세트
- 버너 3개(1개는 가스레인지형 버너 - 대형 찜통으로 물 끓이고, 호빵 쪄냄)
- 에너지바, 쿠키, 삶은 계란, 컵라면, 컵쌀국수
05. 후기
두번째 새벽커피
작년 12월 새벽커피 첫 모임을 했다. 1월 모임을 했어야 했는데, 설 연휴 때문에 날짜가 애매해서 1월을 넘겨 버렸다. 그렇지만 빼먹고 갈 수는 없다. 2월의 첫날, 두번째 새벽커피 모임을 했다. 첫번째 만났을 때보다 여러모로 좋아지고, 익숙해지고, 풍성해졌다.
새벽 커피 모임인가, 아침 식사 모임인가.
밤을 새고 새벽 커피 모임에 나온 태*씨는 커다란 상자에 무언가를 가득 담아왔다. 큰 찜통을 꺼내고, 가스 버너를 꺼내고 나무 판자 세 개를 꺼내고 생수 여러통을 꺼냈다. 호빵을 꺼내고 컵라면을 꺼냈다. 도착하자 마자 그렇게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첫 모임에서도 커피만 마신 것은 아니었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정말 ‘주섬주섬’ 차려입고 나온 자리지만, 다들 배가 고팠다. 샌드위치도, 머핀도, 에너지바도, 삶은 계란도 정말 맛있었다. 그러고 난 두 번째 모임이라 그런가? 먹을 것이 더 많아졌다. 태*씨 덕분에 스케일이 커졌다. 이러다가는 정말 국밥이라도 끓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나는 집으로 일찍 가야해서 먹을 것들을 제대로 즐길 수는 없었지만, 컵라면도 진빵도 호빵도, 매주 토요일 아침은 그리 먹어온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모일 때마다 새로운 먹거리를 먹게 되거나, 더 많이 먹게 되지 않을까?
커피는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커피를 ‘만드는’ 사람은 나 밖에 없어서 고민이다. 지난번에는 모카포트, 프렌치프레스, 핸드드립 모두 준비했다. 하지만 집에서 해먹는 것이라. 각 2인분씩만 만들 수 있다. 조금 만들면 금세 새벽의 입들 안으로 사라져 버렸다. 좀 간편하게 많이 내리려고 하면 ‘클레버’ 드립퍼가 좋을 것 같았다. 오시겠다는 한 분에게 부탁을 드렸는데 못 오셔서 클레버 커피맛은 보지 못 했다.
물이 끓는데 오래 걸리고, 날이 추우니 가스도 출력이 좋지 않아서 이번에는 ‘끓인 물을 준비’해 오십사 부탁을 했다. 나도 준비를 해갔고. 덕분에 커피물을 끓이는 시간은 많이 줄었다. 커피를 따뜻하게 마시려면 텀블러를 준비해야 하니 거기에 각자 따뜻한 물을 가지고 오면 여러모로 좋다.
커피맛을 음미하는 모임은 아니고, 음미할 여유도 별로 없긴 하다. (출출해서 이것저것 먹게 된다.) 하지만 나는 ‘각자 자기 몫 +1의 커피’를 준비할 수 있는 방식을 바라고 있다. (물론, 모임의 방향이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나 혼자 커피를 끓여 마실 수 있는 세팅으로 더 많은 양을 가지고 간다. 자전거 가방에 다 싣고 갈 수가 없어서 생수와 주전자는 다른 분이 가지고 온다. 드립해서 마시는 커피라면 집에서 물을 끓여만 와도 충분하길 할텐데. (핸드드립 커피는 90도 전후의 물이면 딱 좋으니) 각자 자전거에 작은 버너, 가스 하나, 물을 담은 보온병, 커피를 담을 머그, 커피콩, 드립을 위한 드립퍼. 이 정도는 토트백에도 들어갈 만하다.
모임을 하기 위해 짐을 따로 나누면 각자 준비해야할 물건의 종류가 줄어서 준비하기가 쉽다. 하지만, 누가 안 오거나 못 오기라도 한다면 곤란하다. 나는 그 점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 아직은 워낙 추워서 일단 모이면 따뜻한 커피가 간절하기 때문에 누가 내리든 얼른 커피를 준비하기만 하면 되지만, 앞으로는 어떨까? 여름에는 각자 텀블러 안에 ‘얼음’을 좀 담아와도 재미있겠다. 커피는 콜드브루로 준비하고. 얏호.
일출을 맞이하다
첫번째 모임은 일출 30분 전으로 시간을 잡았다. 모이고 나니 바로 해가 뜨더라. 그래서 이번에는 일출 1시간 전에 모였다.
모여서 자리를 잡고 커피를 끓이고 마시는데 하늘이 붉을 빛을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 모인 자리에서는 별을 볼 수 있었다. 세상이 조금씩 밝아질 때는 커피를 손에 들고 물안개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일출. 산 봉우리를 타고 넘는 해를 기다려야 하니 일출 시간이 훨씬 지나야 해를 볼 수 있기는 하다. 별을 보고 물안개를 보고 결국 햇님까지. 세상이 눈을 감았다가 밟아지며 이쁜 눈동자를 보여주는 모양새가 아닌가.
이렇게 춥지만 않다면 일출 1시간 30분전에 모여도 좋을 것 같다. 단, 여름이 되면 일출시간이 빨라지니 그렇게 일출 시간 맞춰서 시간을 당기다 보면 새벽 4시에 만나야 할 수도 있다. 흠. 그건 좀 너무한가. 그건 그때 가서 고민하도록 하자.
나는 아이들 데리고 눈썰매장으로 가야 해서 일출은 제대로 보지 못하고 뒤돌아서야 했다. 가족에게 가는 길이 왜 끌려가는 것 같았을까. 같이 자리한 분들이 찍어서 올린 사진을 보니, 정말 멋진 장면을 같이 보았던 것 같다. 사진이 정말 많았다.
06. 다른 사진
'여행 > 국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월의 마지막 날 10살 아들과 지리산 천왕봉 등산할 때 준비해야 할 것 (0) | 2020.11.01 |
---|---|
진주커피숍 | 목요일 오후 네시, 아인슈페너 (0) | 2016.12.04 |
대통령의 길 (0) | 2016.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