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침에 일찍 눈을 떴다. 그리고 또 오랜만에 뉴욕타임스 기사 몇 개를 정독했다.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 80일 약간 넘게 매일 글을 쓰고 있다. 되도록 보고 생각한 것에 대해 쓰는 편인데, 어제처럼 '별생각 없이' 쓰는 사용기나 후기도 있다. 어쨌거나 하루 중 꼭 해야 할 일을 매일 밤 하고 있다. 모두 잠든 조용한 밤에 글을 쓰는 것은 좋지만, '중요한 한 일'을 계속 완결하지 못하고 하루를 보내는 것도 부담이 된다. 딸을 재우다가 그냥 같이 잠들어 버리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좋은 해결책은 '아침에' 글을 쓰는 것. 가능할까 싶은데, 가능하도록 방법을 찾아야겠다.
세상은 코로나 만으로도 이미 흉흉한데, 더 어지러운 소식이 많다.
(뉴욕타임즈는 로그인 없이 하루 3개의 기사를 읽을 수가 있습니다.)
www.nytimes.com/2021/01/13/us/politics/biden-inauguration-national-guard-protests.html
지난주에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국 국회의사당을 점거했습니다. 그리고 사망자도 발생했지요. 우리나라 뉴스에서는 이를 어떻게 다루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시위대가 길거리를 점거하거나 기물을 부순 정도가 아니라, 국회의사당에 침입하다니. 더 심한 무력 충돌이 일어날 뻔도 했습니다. 이들은 트럼프의 '선동'에 영향받은 바가 분명합니다. 이후, 트럼프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고, 트럼프에 대한 탄핵안이 다시 상정되었습니다. 물론 그전에 백악관을 나오기는 하겠지요.
트위터는 트럼프 계정을 영구 정지시켰고, 트럼프는 유튜브계정에 영상을 올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국민을 보호하고, 민주주의를 수행해야 할 대통령이 틈만 나면 갈등을 부추기니...
조 바이든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국회의사당에 군대가 배치되었습니다. 군인들은 당연히 총기를 소지하고 있고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경우도 있답니다. 이를 두고 여러 가지 우려가 있습니다. 혹시라도 취임식 당일날 무력충돌이 일어난다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죠. 사상자 발생도 문제지만, 그로 인해 조 바이든 정부는 정권 초기부터 '국민을 대상으로 무력을 사용'하게 됩니다. 평화적인 정권 이양이 안된다면, 이후 정권이 어떤 일을 해나가기에도 어려운 점이 많겠죠. 트럼프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 진입을 다시 시도하지 않더라도, 다른 공공시설을 공격하거나, 사제 폭탄 위협 등도 있지 않을까도 걱정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마치 '대장' 국가 같지만, 누구에게도 모범이 될 만한 정치는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게 현재 민주주의의 한 경향을 보여주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마이클 샌델은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책에서 트럼프식의 선동이나 포퓰리즘이 '능력주의에 대한 지나친 맹신'에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도 '능력주의'를 신봉하고 있으니, 마치 현재의 트럼프가 곧 우리의 미래에 나타나는 것은 아닐지.
www.nytimes.com/2021/01/14/technology/san-francisco-covid-work-moving.html
샌프란시스코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걸어다닐 수 있는 거리에서 언제든 IT기업 관련자'를 만날 수 있던 장점 때문에 렌트비가 비싸도 세금을 많이 내야 해도 샌프란시스코의 인기는 대단했죠. 아직도 '실리콘 벨리'하면 뭔가 굉장하게 들리니까. 한데 코로나 때문에 대면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더 이상 샌프란시스크 살이가 장점이 없다는 기사입니다. 텍사스 쪽이 인기라고.
이 기사를 보면서는 '아파트에 갇힌 내 생활'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코로나가 1, 2년 안에 지나간다고 하더라도, 또 비슷한 위기가 반복될 것이라면 아파트라는 생활 공간은 내게는 너무 갑갑한 곳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가격으로 옮길 수만 있다면 주택+작은 뜰이 있는 공간으로 옮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아이들은 집에 있는 시간이 늘었는데, 그만큼 밖에서 뛸 수 있는 시간을 빼앗긴 게 됩니다. 아이들이 집이라는 공간에서라도 마음껏 뛸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기사 속에서 다양한 IT관련 CEO나 직원들이 샌프란시스코에서보다 더 적은 돈으로 더 큰 집, 뜰이 있는 집에서 살면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주거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도 바뀌지 않을지.
www.nytimes.com/2020/12/23/health/coronavirus-uk-variant.html?searchResultPosition=1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영국은 학생들이 다시 학교로 돌오가지 못하고 원격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우리의 새 학기는 어떻게 될까? 고등학교 학생들도 일단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 그리고 원격수업을 해야 하지 않느냐 말하기도 한다. 집에 있으면 더 나을까. 그렇다. 감염의 위험은 분명 낮아진다.
하지만 전세계의 정부는 어떻게든 학생들을 학교에 보내려고 한다. 나는 처음에는 '학교에 학생들이 간다'라는 것이 '일상이 시작된다'라는 신호가 되어 '방역에 대한 사람들의 경계'를 낮출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분명 그런 면이 있기는 하다. '애들 학교 가고 학원 가는데, 우리라고 왜 호프집 가면 안되나?' 하는 철부지 인사불성의 성인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1, 2년 앞까지의 '현재'가 아니라 10년, 20년 후의 미래를 생각하면 성인들이 많은 것을 포기한다고 해도, 학생들이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안전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학생들의 생활공간인 학교가 '코로나의 최후방', 가장 안전한 곳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은 배워야 한다. 특히 저학년 학생들이 경우 학교는 '사회화'의 중요한 과정이다. 인사하고 자기 물건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공공장소에서의 예정을 배우는 곳. 시민이 되어가는 가장 중요한 단계다. 그러한 과정이 온라인 학습으로는 가능하지도 않다. 그저 '흉내'만 낼뿐이다.
우리는 학교를 그런 곳으로 만들 수 있을까? 걱정이다. 초등학생들의 등교가 더 급한 것 같은데, 그걸 가능하게 도와줄 수 있을까. 물론 수능 덕분에 최우선 등교 대상은 고3이 된다. 이건 코로나도 어쩔 수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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