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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침대 머리 책과 사연

타츠루 2021. 11. 5. 21:13
침대 머리 맡

우리 집에서 가장 정리를 열심히 잘하는 사람은 아내다. 그래서 내가 마음대로 어질러 놓을 수 있는 공간은 거의 없다. 하지만 유일하게 아내가 잘 건드리지 않는 곳이 있으니 그곳은 바로 침대 머리 맡. 요즘에는 학교에서 늦는 경우가 많고, 잠은 10시나 10시 30분 안에는 자야 해서 책을 읽는 시간이 줄고 있다. 학교에서는 책을 펴는 일이 거의 없고, 모두 수업을 위해서다.

골라두고 읽어야지 했던 책들이 쌓이는데, 책을 한 권 잡고 읽다가 다른 책으로 건너가는 경우가 많다. 좀 어려우면 다른 책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 나에겐 아주 자연스러운 일인데, 한 권의 책을 끝내는 데 시간이 좀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지금 내 침대 머리에 쌓여 있는 책

  • 문학의 공간
  • 감각의 박물학
  • 인간의 피안
  • English Language Games for Children
  • Grammar Practice Activities
  • 어떤 밤은 식물에 기대어 울었다
  • 멀고도 가까운
  • The Story of Ruby Bridges
  • 귀여움 견문록
  • 비폭력대화
  • 소년의 심리학


문학의 공간, 감각의 박물학, 인간의 피안, 어떤 밤은 식물에 기대어 울었다 이 네 권의 책은 모두 내 맞은 편에 앉은 선생님이 권해주신 책이다. 오늘도 그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책이 한 권 배송되어 왔다. 그 선생님 덕분에 문학작품이나 문학에 대한 작품을 더 읽게 되었다. 문학의 공간은 난이도가 굉장히 높은 편이라 함부로 남에게 권하기는 어렵다. 감각의 박물학은 제목과는 달리 매우 재미가 있다. 우리의 감각이 어떠한 가에 대한 분석인데, 잘 쓴 글이라 그런지 잘 읽힌다. 과학적인 내용이 운문처럼 느껴진다. 인간의 피안은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 어떤 밤은 식물에 기대어 울었다.는 시인이 쓴 산문인데, 산문과 운문의 경계에 있다. 다 읽은 책인데, 식물을 키우며 시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추천할 수 있는 책

English Language Games for Children, Grammar Practice Activities 는 수업 준비를 위해 펴두는 책. 요즘에는 도통 들여다 보지 못했다.

멀고도 가까운.은 독서모임 선정책이다. 어머니의 치매와 갑작스럽게 받아든 살구를 다독여 가는 시간이 드러나 있는데, 사이사이 저자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에 대해 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고 읽는 삶에 대해 잘 다루고 있어서 좋다.

귀여움 견문록.은 서점에 갔다가 마스다 미리의 이름을 보고 골랐다. 예상한 것과는 달랐지만,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니 구입.

소년의 심리학.은 아들을 더 이해하기 위해 샀다. 나는 나의 어린시절을 제법 잘 기억하고 그래서 아들을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나의 기억이라는 시간에 사로잡혀 아들의 현재를 판단하는 일은 위험하고 무모하다. 개인의 경험은 개인적은 것으로 남을 때에는 의미가 있지만, 다른 사태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사용하기에는 오류가 지나치게 많다. 다양한 사례를 관찰한 사람의 설명이 궁금했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를 사실상 성별로 구분한다는 점에서 읽는 재미가 떨어지지만, 아들과 나눌 수 있는 질문들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고 있다.

비폭력 대화.는 내가 가장 관심있어 하는 영역이다. 이전에도 어떻게 대화하고 진심을 전달할 것인가, 어떻게 좋은 타협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러다가 최근들어 회복적 정의를 알게 되고, 비폭력 대화도 알게 되었다. 회복적 정의에서도 신뢰 써클을 통해서 일상적인 집단의 대화에 큰 관심을 가지고는 있지만, 비폭력 대화와 같은 것은 아니다. 비폭력 대화는 어떻게 다른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혹은 섣부른 평가를 자제하고 서로의 욕구에 대해 느낌을 전달하고 전달 받을 것인지에 대해 초점을 맞춘다. 상당한 주의와 연습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일단 책을 읽어가면서 개괄적인 내용을 익히고 있다. 회복적 정의의 경우, 사설 자격 취득 과정이 있고, 비폭력 대화의 경우 3단계 레벨을 나누어 진행하는 교육이 있다. 둘 다 관심을 두고 있어서 기회가 되면 배우고 싶다. 더 나은 사람이 되면, 더 대화를 잘하게 될 지 모른다. 하지만, 더 빠른 방법은 더 좋은 대화 방법을 익힘으로써, 더 좋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그런 방법을 배운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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