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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Instant blogging

낮맥 가능! 무알콜 맥주!


얼마전, 글쓰기 친구분이 무알콜 맥주를 블로그에 올리셨다. 자주 구경하는 펀샵(www.funshop.com)에도 무알콜 맥주가 있는 것은 봤지만, 주문해서 먹어본 적은 없었다. 10년도 더 되기 전에 마셔도 무알콜 맥주가 너무 많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제 받아서 마셔본 무알콜 맥주를 맛보고는 생각이 달라졌다. 술은 아니지만, 맥주맛에 아주 가깝다.

지구에서 태어나 이런저런 음료를 맛보며 나이가 들었다. 다른 건 몰라도, 맛에 대한 취향은 딱 먹어본 것에 머무르기 쉽다. 그리고 각 영역은 자기 자리를 찾는다. 콜라가 필요할 때는 딱 콜라가 필요하다. 피자를 시켜놓고 콜라에 얼음을 준비한다. 콜라 대신 쿨피스를 마실 수도 없고, 커피를 마실 수도 없다. 반드시 콜라여야 할 것 같다. 맥주는 저녁식사 할 때쯤, 캠핑가서 텐트 치기 전이랑 텐트 치고 나서. 그리고 주말밤 영화를 하나 틀어놓고.


Clausthaler


그런데, 맥주는 마시면 취한다. 게다가 알코올은 어쨌든 여러모로 몸에 악영향을 준다. 나같은 비염 환자는 잠들기 전 맥주를 마시면, 호흡이 조금 불편해진다. 잠들기 전에 느끼지 못해도, 밤사이에 호흡이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맥주를 마시면, 아파서 먹게 되는 약도 못 먹는다. 아니, 필요해서 약을 먹는 때에는 맥주를 마실 수 없게 된다.

그 알싸함과, 좀 씁쓸함. 그게 어울어지는 게 맥주다.



아내의 파전과 Clausthaler


저녁에 파전이라도 나오면, 맥주를 한 잔하고 싶은데, 너무 쉽게 노곤해져 버려서 문제다. 저녁을 먹고 나서도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맥주를 마시고 나면 노곤해져서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진다. 그러면 아내가 싫어한다. 그대로 계속 술을 마시다가 혼자 잠들어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새우깡과 Bavar


어제는 칭타오에서 나온 무알콜 맥주였고, 오늘은 남은 것들을 종류별로 마셔보고 있다. 그런데, 별로 실망스럽지 않다. 우리나라의 맛없는 맥주보다 맛있다. ‘톡쏘는’ 맛은 떨어지지만, 어차피 ‘톡쏘는’ 맛은 좋아하지도 않는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취기가 전혀 없다. 하지만, 플라시보 효과랄까 비슷한 맛 때문에 마치 갑자기 잠이 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는 했다.

이제 맥주 한 캔을 다시 뜯고, 책을 좀 읽어야 겠다. 치맥도 좋다지만, 나는 책맥(책과 맥주)을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