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아빠로살아가기

겨울철 대삼각형을 찾아서 아들과 황매산으로..

타츠루 2021. 2. 9. 23:52

아들과 별을 보러 다녀왔습니다. 재작년 겨울 국립부산과학관에서 1박 2일 프로그램으로 겨울 밤하늘을 관측하고 과학관을 탐색해 보면서 '별'에 대해 좀 듣기는 했지만, 저는 별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게 없습니다. 별자리에 대해서는 더 아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전국에서 '광해'(빛 공해)가 가장 적은 중 하나가 '황매산'이라고 하는 걸 봤습니다. 진주에서 5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아서 한번 가보면 좋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별자리에 대해서 몰라도 그저 쏟아질 듯 많은 별을 보는 것만으로 완전히 새로운 경험일 것 같아서 날씨와 달의 밝기만 유심히 챙겨보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거의 그믐인데다가 하루 종일 날씨도 맑아서 밤하늘 구름도 없으니 별 보기에 좋을 것 같았습니다. 태권도 마치고 온 아들에게 얼른 씻으라고 하고, 에너지바, 과자, 따뜻한 물을 챙깁니다. 털모자, 장갑, 물티슈도 챙깁니다. 카메라, 삼각대, 고프로, 여분의 배터리까지 만반의 준비를 합니다. 7시 30분쯤이 되어서 집을 출발해서 8시 30분이 되기 전에 황매산에 도착했습니다. 가는 길도 어두워서 아들은 좀 으스스한지 산에 도착하면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정상 주차장에 오르니 다른 차가 한 대 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별을 보다가 가는 사람들 같았습니다. 가지고 간 여벌 옷을 더 껴입고 그 아래 화장실에 가서 볼 일을 보고, 후레시를 켜들고 산을 오릅니다. 어차피 정상까지 갈 생각은 없었습니다. 멀기도 하고, 주차장의 불빛을 피하고 사방으로 좀 뚫려 있기만 하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조금 걸으니 괜찮은 언덕이 나옵니다. 제일 눈에 띄는 별자리는 역시 큰 곰자리입니다. 

겨울철 유명한 별자리는 겨울철 대삼각형이라는 밝은 별 세 개를 중심으로 펼쳐진다고 합니다. 오리온자리, 큰개자리, 작은 개자리 등이 그 별자리들입니다. 


오리온자리의 베텔기우스와 큰개자리의 시리우스 및 작은 개자리의 프로키온은 거대한 삼각형을 이루는데 겨울의 대삼각형으로 불리며 겨울철 별자리를 찾는데 길잡이 역할을 한다. 베텔기우스를 가운데에 놓고 큰 개자리의 시리우스, 작은 개자리의 프로키온, 오리온자리의 리겔, 황소자리의 알데바란, 마차부자리의 카펠라, 쌍둥이자리의 폴룩스를 연결하여 겨울철 대육각형이라 부르기도 한다.

출처 : 한국천문연구원 천문학습관 

아들이 태권도를 마치고 오기 전에 저는 Stellarium이라는 웹사이트에 가서 혹시나 은하수를 관찰할 수 있을지 살펴봤습니다. 사용 방법을 잘 몰라서 충분히 도움을 받지는 못했지만,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원한다면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별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서비스입니다. 

stellarium.org/ 

 

Stellarium Astronomy Software

features sky default catalogue of over 600,000 stars extra catalogues with more than 177 million stars default catalogue of over 80,000 deep-sky objects extra catalogue with more than 1 million deep-sky objects asterisms and illustrations of the constellat

stellarium.org

웹브라우저로 사용시, 위치정보에 대한 접근을 허가하면, 지금의 내 위치를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별자리 공부를 하지는 못해서 급히 앱을 설치해서 갔습니다. 

나이트 스카이 

산에 올라가서 일단 많은 별에 놀란 다음, 아들에게 휴대폰을 주고 별자리를 좀 찾아보게 했습니다.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 과학관에서 수업을 들을 때, 우리의 눈도 '어둠에 익숙해져야 별을 더 잘 볼 수 있다'라고 하셨던 게 기억납니다. 그런데, 아무도 가이드해줄 사람이 없으니, 그냥 멍하게 별을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서 아들에게 저 앱을 열어 휴대폰을 맡겼습니다. 

아들과 후레쉬와 별 

카메라를 가지고 갔는데, 매뉴얼 모드에서 '수동초점' 설정하는 방법을 잊어먹었습니다. 하.. 너무 오래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아들 사진은 그냥 아이폰 11 야경 모드로 찍었습니다. 3초간의 노출로 이 정도 별이 찍히더군요. 더 좋은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다시 카메라 기능을 숙지하고 가야겠습니다. 그래도 장노출로 사진을 촬영하면서 눈으로도 별을 많이 눈에 담았습니다. 

생각보다 오래 산에 있었습니다. 조금 추워져서 아들과 내려왔는데, 시간이 벌써 9시 30분. 한 시간 가량 밖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얼른 간식과 따뜻한 물을 아들에게 먹이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아들은 얼굴을 재킷으로 뒤집어 쓰고 금세 잠들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겨울이 별을 관찰하기 좋은 시기랍니다. 일단 여름은 비가 오는 날이 잦아서 별을 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관측하기 편한 날씨라면 봄일 것 같은데, 그때도 사정이 여의치 않나 봅니다. 이렇게 추운 겨울에 멋진 하늘을 보여주는 밤을 보면, 얻는 게 있으면(멋진 밤하늘), 잃는 것도 있구나(체온) 하는 생각을 하는 데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마치 세상 만물의 진리를 깨우친 것처럼. 요즘 읽고 있는 책 중에 '알고리즘 인생을 계산하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컴퓨팅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와 문제 해결을 위한 알고리즘에 대해 다루고, 그러한 컴퓨터 관련 연구에서 우리가 인간 삶에 대해 얻을 수 있는 통찰은 무엇일까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컴퓨팅에서도 얻는 게 있으면 반드시 잃는 게 발생한다는 겁니다. 정말 세상 만물의 이치가 너무 근저에 있어 다양한 상황에서 우리가 그걸 미처 깨닫지 못하거나, 적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설하고, 밤하늘을 보러 한번 아이와 가보세요. 아무래도 귀가시간이 늦으니 너무 어린 자녀라면 힘들 것 같습니다. 4학년 이상이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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