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다. 얼마나 빠르게 잊히느냐는 상관없다. 유치원 선생님도, 초등학교 선생님도, 중고등학교 선생님도 결국 잊힌다. 교사는 잊혀야 하는 존재라고 어떤 교육자가 이야기했다. 강아지 똥풀 속 강아지똥처럼, 사라지고 나서야 꽃을 피운다. 어떻게든 좋은 교사가 되겠다와 나쁜 선생은 되지 말아야지라는 두 축을 오간다. 학생들과 함께 있으면, 당장 나의 역할이 어마어마 한 것 같지만, 결국 학생들은 나를 비롯한 여러 선생님, 어른,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양분을 얻고, 소화시키고, 성장한다. 성장이 빠른 학생도 있고, 늦디 늦은 학생도 있다. 학생들에게 잊혀질 수 있다는 점은 지금의 내 부담을 줄여주는 주문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담임을 했던 학생들을 만나면, 내 눈은 애틋해지고, 내 손은 아이를 불러 세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