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들떠 있었다. 학교 가는 날이라서, 진짜 초등학생이 되는 날이라서. 딸에게는 일곱 살에서 여덟 살이 되는 게, 유치원에서 초등학생이 되는 게 이렇게 급작스럽고 한편으로는 간단하게 벌어지는 일이라는 놀랍게 생각되는 것 같다. 졸업식을 하게 되니, 이제 다시는 유치원에 들어가서 놀 수가 없고, 입학식을 하게 되면 초등학생이 되어 버린다니. 뭔가 복잡한 자격 따위는 요구하지 않는 것 같아서 안심이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매일 밤 다음날 입을 옷을 꺼내놓는데, 어제 딸은 초등학교 체육복을 꺼내놓았다. 손목에도 발목에도 옷이 자기 기준에서는 어중간하게 걸리는 걸 매우 싫어하는 딸은 입학하는 날 옷이 이상해서 늦는 일이 없도록 체육복을 꺼내뒀다. 오늘 아침에 등교시간이 9시라는 것을 알고는 나와 함께 골랐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