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나는 참 많이 어른이 되어 가고 있다. 어른이란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할 일이 많은 사람 아닌가. 우리 아이들을 보면, 아이들도 하고 싶은 일만 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어른의 삶이란 어쩔 수 없이 주어지는 역할 속에서 자기 자리를 잡고, 이겨내고, 견뎌내고, 지켜내면서도 하고 싶은 일까지 움튀워 하는 데 있다. 같이 살 때는 몰랐는데, 나는 내 식구들과도 충분히 대화하지 않으면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구석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결혼할 때 엄마는 한번 크게 섭섭해 했고, 가끔 동생도 나에게 섭섭해 하고, 누나도 그렇다. 흠. 다행히 나는 식구들에게 별로 섭섭했던 적이 없다. 섭섭한 게 있으면 섭섭하기 전에 말하면 되지만, 그렇게 하기 쉽지 않다는 걸 안다. 말하지 않고 참다가 말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