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와 반장선거
요즘 내게 가장 힘이 되는 시간은 출퇴근 시간이다. 차를 타고 다닐 때는 출퇴근 시간이란 그저 한 점(집)에서 다른 한 점(일터)로 이동하는 시간에 불과했다. 그 시간은 짧을수록 좋은 것이었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는 꽤 긴 여정이 된다.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의 시간은 느리게 간다. 자전거를 타고 1분에 80번 정도 페달링을 하는 내 몸은 바쁘고 빠르다. 그럴리 없는데, 차를 타고 갈 때보다 내 시간은 너무나 느리게 흘러서 그 사이 생각도 많이 할 수 있고, 아무 생각없이 시간을 오래 보낼 수도 있다. 강을 끼도 달려서 그런지, 일교차가 심한 날이 계속되어서 그런지 짙은 안개를 자주 본다. 그저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안개를 맞는다. 털 장갑 위에 소복이 물방울이 안고, 내 속눈썹에 잔잔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