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3

아빠의 70번째 생일

아들과 둘이서 부산으로 향했다. 아빠의 70번째 생일. 코로나 때문에 어떻게 이번 생일을 보내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동생 가족이 다 부산으로 내려와서 생일을 같이 보내기로 하면서, 제법 왁자한 생일을 보낼 수 있었다. 직계가족 모임의 경우에 8명 제한이 있어서 일단 나만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동생 내외, 누나, 엄마, 아빠가 모두 접종을 받으면서 인원 제한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었다. 동생은 해운대 웨스틴 조선 호텔 뷔페 카멜리아에 예약을 해두었고, 토요일 밤에 만나서 가족끼리 회포를 풀었다. 누나와 동생도 일 년만에 처음 보는 것. 나는 누나와 동생을 본 게 더 오래 되었다. 코로나가 극성부린 딱 그 기간에 서울, 인천이라는 먼 거리까지 더 해서 우리는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 이제 상황은..

가족은 흔하다

나는 너무나 평범한 가족을 가지고 있어서 이렇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집 안에 어려움이 있기는 했지만, 우리는 늘 한 가족이었고, 그걸 별로 의심해본 적이 없다. 소위 말하는 정상가족이지만, 아무런 문제 없는 가족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족에 대한 걱정없이 많은 세월을 살 수 있었다. 어릴 때에는 몰랐다. 가족들과 곧 헤어져 내 삶을 살게 될거라는 것을. 누가 설명해줘도 모르지 않았을까. 중학교 때, 고등학교 때 나의 하루는 공기 같은 가족을 바탕으로 누릴 수 있었다. 가족이 없는 일상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2박 3일 수학여행을 간다고 해도, 늘 돌아갈 곳은 가족이 있는 집이었다. 누나가 결혼하기 전까지 집에서 같이 살아서 그나마 우리 다섯 사람이 함께 한 시간이 길었던 것은 아닐까..

엄마의 생일, 엄마 생각하기

오늘은 엄마의 생일이다. 삼십년이 넘게 나의 아침밥을 챙겨준 사람. 결혼한 이후에도 늘 내 아침과 저녁을 걱정하는 사람. 나에겐 무슨 옷이 있는지 다 기억하는 사람, 이제는 내 아내도 그렇지만. 내 파마 머리가 무조건 잘 어울린다고 말해주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된장찌게를 제일 맛있게 끌여줄 수 있는 사람. 결혼 전에 엄마는 제가 저녁은 먹고 들어오는지, 다음 날에는 무슨 일은 없는지를 늘 챙겨 물었고, 매일 깨울 때까지 일어나지 못하는 나를 지치지도 않고 깨워주셨습니다. 이런 수고를 어떻게 다 갚을까요? 제가 어머니의 사랑을 다 알 수는 있을까요? 늘 모든 것에 생각하고, 분석하고, 판단하고, 비판까지 하지만, 어머님을 그런 잣대에 올려놓는 건, 참 바보짓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내 어머니가 나에게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