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질을 하다가 화장실 불빛에 번쩍. 흰머리는 은색머리인냥 반짝. 왼손가락으로 머리에 고랑을 만들고 오른손으로 반짝이는 머리를 찾아본다. 흰머리는 휜머리다. 파마를 한 머리칼과 또 다르게 애매하게 휘어있어 제법 눈에 잘 뛴다. 흰머리를 뽑으려고 눈을 부릅 뜬다. 내 눈이 닿는 곳에 있는 흰머리만 내게 있는 흰머리구나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흰머리는 있는 게 아닌 것처럼 생각되겠구나. 손으로 흰머리 한 올을 색출하자 했는데, 잘 안된다. 핀셋을 가지고 와서 하나만 집어 본다. 툭 뽑아보는 데, 검은 머리 한 올도 걸려들었다. 아직은 검은머리 아까운 정도는 아니라 쿨하게 검은 머리 한 올과 함께 흰머리는 희생된다. 그렇게 네 가닥을 뽑아냈다. 흰머리는 언제까지 뽑게 될까? 새치염색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