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화장실에 딱 한 번 갔다. 커피는 딱 한 잔 마셨다. 점심 먹고 바로 책상에 앉았다. 수업은 1교시부 3교시까지 연달아하고, 6교시에는 부담임으로 2학년 학급에 가서 창체활동 지도하고, 7교시에는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개학한 지 이틀이 지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긴 이틀을 보내고 나니 피로감이 크다. 와중에 아빠가 보낸 엄마의 사진을 받았다. "봄배추에는 물이 많아서, 그 전에 겨울배추 사다가 담아두려고." 딸들은 단톡방에 올라온 엄마 사진을 보고, "쉴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답을 남겼다. 나는 그저 기막히게 좋은 사진이라 그냥 보고 있었다. 아빠가 대충 엄마를 보며 찍었을 사진인데 이렇게나 좋다. 퇴근하며 전화하니, 가지러 오라고 한다. 가지러 가고 싶다. 익은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