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수지 세대다. 밤에 자주 그렇듯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있다. 오늘은 흩어진 나날들이다. 국민학교 3, 4학년 때였던 것 같다. 강수지 씨를 처음 티브이에서 본 게. 나는 노래 부르는 걸 아주 좋아했고, 하루 종일 노래를 부르거나 노래를 흥얼거리는 아이였다. 동요도 가요도 가리지 않았고, 인기 있는 노래들은 모두 외웠다. 교과서 노래를 다 외우고, 창작동요대회 노래를 외우고, 가요톱텐 1위부터 10위 정도까지는 다 외우던 아이였다. 학급에서 장기자랑, 학원에서 장기자랑, 소풍 가서는 선생님들 앞에서 노래 부르던 아이였다. 강수지 씨가 '보랏빛 향기'로 나왔을 때는 마치 사진으로 찍은 듯 맑은 봄날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아주 티브이 속으로 빠져들 것 같은 기세로 노래를 들었다. 기다리지 않고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