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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 2차시험, 응원해요.

타츠루 2021. 1. 13. 22:05

 

영어교육과사무실 

오랜만에 모교에 다녀왔다. 임용시험 2차 준비하는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나는 한 이틀 정도 오늘을 준비하기 위해 시간을 쏟았다. 후배님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하는 데, 하는 마음에 더 마음을 쏟았다. 

수험자의 마음은 늘 불안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준비해도 모자라다는 생각이 들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나만 못나 보일 수도 있다. 나는 시험에 있어서만큼은 늘 태평했었는데, 임용시험에 한번 떨어지고 나니 두 번은 떨어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한번 떨어지고 나서 '두 번 떨어져도 괜찮아' 생각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모두가 그런 것처럼 나도 절박한 마음이 되었던 것 같다. 

처음 임용시험을 치고 떨어졌을 때는 이미 시험에 붙은 친구들에게 연락을 했다. 결과를 궁금해 하고 있을 테니. 그리고 '나, 떨어졌으니 맛있는 것 좀 사주라.' 이야기하고 맛있는 걸 얻어먹었다. 두 번째 시험을 치르고 나서는 어땠었지? 아마도 2차 시험을 마치자마자 누나 집으로 좀 쉬러 갔었던 것 같다. 그 당시에 아직 걷지도 못하던 조카랑 놀면서 뭔가 허한 마음을 달랬다. 

최종 합격을 확인하는 날 아침에 나는 아무에게도 그날이 그날이라는 것을 알리지 않았다. 나는 괜히 늦게 일어났다. 9시부터 ARS로 합격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짐짓 침착하게 전화기를 들었다. 안내에 따라 수험번호를 눌렀다. 그때 ARS 목소리가 정확히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수험번호 *** 최종 합격입니다.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나는 너무 기뻐 날뛰거나 하지 않았다. 그때의 기분은 '아, 떨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다.'였다. 합격을 자축할 기분이 아니라, 떨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기분에 가까웠다. 

오늘 특강을 하면서 부담이 되었던 점은, 내가 그랬던 것처럼 절박하고 절절한 심정으로 시험을 준비하는 예비선생님들에게 어떻게든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중대한 문제가 아니라면 마음을 그렇게 쏟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는 2시간을 쉬지 않고 말하고, 그다음에는 선생님들의 수업시연을 보고 코멘트까지 했다. 

면접에 대한 팁도 조금 이야기 했고, 선물로 책 두 권을 가지고 갔다. 새 책을 사가야 했겠지만, 좀 뒤늦게 책을 가져가서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내가 읽은 책을 그냥 가지고 갔다. 며칠 안 남은 기간 동안 읽으면서 교직에 대해 생각하기 좋은 책으로 골랐고, 오신 선생님들과 가위바위보를 해서 나에게 이긴 두 분에게 드렸다. 

첫 번째 책은 권재원 선생님은 '교사가 말하는 교사 교사가 꿈꾸는 교사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교사 됨의 기쁨과 보람에 대해 알게 되었다.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책이라 좋았다. 후배 교사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저자의 마음이 담긴 책이라서 또 좋았다. 분명 교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면접을 준비하는 데도 분명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두 번째 책은 다니엘 페나크의 '소설처럼' 

프랑스의 국어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수업 시간 동안 소설 '향수'를 읽어준다. 처음에는 관심도 안 보이던 학생들이 소설의 재미에 빠지게 되고, 결국 책을 찾아 읽고, 선생님에게 질문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수업'의 형태는 아니지만, 책 읽기에 대해서, 학생에 대한 교사의 태도에 대해서 고민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특강을 마치고 돌아오니, 조교선생님에게서, 교수님에게서 메시지가 와 있었다. 학생들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더라는 말씀. 정말일까? 그랬다면 다행이다. 모두 잘 준비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제법 많이 피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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