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지식'을 전달하는 데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원하는 '조언'이나 '삶의 목표'에 대해서 가끔 얘기해주려고 합니다.
저는 이제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고,
제 인생도 많은 추억으로 쌓아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어설픈 조언을 하기 보다는, 아이들에게
'누구나 비슷한 고민을 하며, 자신을 지키고, 행복해지기 위해 하루하루를 즐길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려고 할 때가 많습니다.
고등학교에 오니, 아이들의 지친 모습을 자주 보게 되고, 그래서 아이들에게 가끔 이런 얘기를 해줍니다.
'옆에 앉은 친구보다, 더 잘해야지, 더 공부 많이 해야지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내가 어제 했던 것보다, 오늘 했던 것보다, 내일 좀 더 잘해야지~ 생각해라.
그리고 혹시나 원하는 만큼 열심히 못했다 하더라도, 자신에게 너무 실망하지 말고,
자신을 너무 나무라지 말고, 자신을 금새 용서하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내가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을 때, 최선을 다합니다. 그 방법이 좀 서투를 수도 있고, 나의 최선이란 게 다른 사람의 기준에는 최선이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경쟁의 한 가운데 있는 아이들에게, 나의 최선이 남의 것보다 못해 보일 때, 자신에게 화를 내게 됩니다.
이럴 때, 남의 위로는 내게 별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공부를 해보고, 자신을 채찍질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알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힘들다는 고등학교 생활을 보낸 사람들은 어느 정도는 다 공감하는 것이겠죠. 내가 해야할 만큼의 노력과 목표를 정해놓았는 데, 그렇게 하지 못했을 때, 나에게 짜증을 냅니다.
저는 고등학교(중학교 때는 물론이고)때, 시험기간에도 밤에 일찍 잠들며, 다음 날 새벽 일찍 일어나서, 공부해야 겠다 다짐하며 잠들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헌데, 제대로 일어나서 공부했던 적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그러고 나면, 귀한 아침 시간을 자신을 나무라는 데 꽤 쓰게 되곤 합니다. 이럴 때, 우리는 우리를 용서할 줄 알아야 합니다. 스스로에게 엄격하되, 스스로를 용서할 수 있는 순간을 잘 결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잘했을 때는 자신을 스스로 칭찬할 수 있고, 자신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때는, 자신에게 처벌을 가할 수는 있지만, 이 처벌 또한 자신을 너무 힘들게 하는 것이어서는 안됩니다.
저는 제가 하려고 했던 양을 다 못했을 때, 티비를 안본다던지, 한끼를 굶거나 했던 것 같습니다.
청소년들은 아직도 '자아'를 형성해가는 중이고, 극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늘, 아직은 불완전하고, 불안한 자존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타인들의 영향을 받기도 쉽고, 자신의 모습을 가끔 거부하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굉장히 동경하게 되기도 하고, 자신의 모습과 자신이 동경하는 대상에서 오는 격차에서 자기 혐오를 느끼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한창 자신을 사랑하는 법부터 배워야 합니다.
공부를 좀 못해고, 키가 작거나 못생겼어도, 운동을 못하더라도, 노래를 못하더라도, 도대체 잘하는 게 뭔지 모르겠더라도, 자신이 먼저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냥 사랑할 수 없으니, 자신에게 목표를 주고, 자신을 칭찬하고, 자신을 격려해야 합니다.
오늘 아이들에게 말했습니다.
'옆에 있는 아이들이 경쟁자라고 생각하지 마라. 그럼 물고, 뜯고, 싸움판이 될 수 없다. 지금의 교육정책이 너희들을 힘든 상황에 몰아넣을 수 있지만, 그 속에서도 너희들은 행복해지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되, 친구를 돕고, 친구에게서 도움 받는 중에, 이 고등학교 생활을 즐길 수 있다. 옆에 앉은 친구보다 더 열심히 해야지, 더 잘해야지, 어떻게든 이겨야지 생각한다면, 늘 날선 긴장감 속의 하루하루만을 계속하게 된다. 그러니 목표를 조금만 달리 잡자. 내가 어제 했던 것보다, 오늘 했던 것보다, 내일 좀 더 열심히 하겠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혹시 좀 못한다고 해도, 자신을 금새 용서할 줄 알아야 한다. '
제가 제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하루에 목표한 일을 다 못마치는 경우가 많지만,
내일 또 더 열심히 일하고, 생각하고, 사랑하려면,
나에게 내가 힘을 줘야 하는 거이니까요.
내가 나를 위로할 수 있을 때,
타인의 위로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위로도 격려도, 밖에서 찾을 때보다,
내 안에서 찾을 때, 더 편안하고, 더 큰 힘을 낼 수 있습니다.
내 안에 아무런 힘이 없는 데,
누가 나에게 힘을 복돋아 주려고 한 들,
내가 힘이 날리가 없습니다.
내가 나를 믿어야,
나를 믿어주는 다른 사람들의 믿음과 나에 대한 나의 믿음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목표를 위해 전진하되, 그 과정도 행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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