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외면일기

블랙팬서, 이성자 미술관, 커피플라워 케냐

타츠루 2022. 11. 13. 23:17

아들은 갑자기 블랙팬서를 보러 가자고 했다. 같이 자전거를 타러 가자고 약속한 딸은 침대로 가서 눈물을 흘린다. 나는 비폭력대화를 떠올리며, 아들과 딸과 대화한다. 누구도 마음 다치지 않았다. 딸은 물론 기분이 상하기는 했다. 영화는 예매를 취소하고 시간을 조금 미루고, 딸은 같이 영화는 보지 않아도 온가족이 집을 나서기로 했다. 휴.

블랙팬서는 기대를 많이 하지 않아서 그런지 괜찮았다. (스포일러 있음)
비브라늄을 가진 새로운 종족을 등장 시킨 것은 새롭다. (마블 코믹스를 보지 않으니, 거기에서는 이미 그런 존재에 다루고 있었다면, 마블 코믹스를 보는 사람에게는 전혀 놀라울 것도 새로울 것도 없기는 하겠다.) 하지만, 네이머와 탈로칸의 서사를 충분히 쌓기에 3시간이 안되는 상영시간을 짧기만 했다. 게다가 그 사이 새로운 블랙팬서도 옹립해야 했으니. 슈리(트찰라의 여동생)가 어머니의 죽음에 복수의 화신이 되려 한다는 설정을 받아들이기도 좀 어려웠다. 갑자기 어머니의 정령 덕분에 정신을 차리기는 하는데, 잔인하게 묘사되지는 않지만, 많은 와칸다의 전사가 와중에 죽게 된다.

아내와 딸은 이성자 미술관에 가 있었다. 아이들을 위한 전시실이 있다고 했고, 특히나 머그컵 만들기가 있다고 해서 갔다. 아이들만 보내 놓으면 50분 동안 머그컵을 만드는 교육이었다. 딸은 가지 않으려 했는데, 같은 반 친구가 머그컵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되어서 갑자기 열의에 타올랐다.

커피 플라워 케냐AA

아이들을 집어 넣고, 아내와 단 둘이서 커피숍이다. 이성자 미술관 근처, 커피 플라워로 갔다. 아내는 쑥라떼, 나는 케냐AA. 좋은 원두로 잘 내리는 사람이 내려서 그런지 커피가 맛있었다. 핸드드립으로 마셔보길 잘 했다. 이렇게 일요일이 간다. 이제 점점 다가오는 수능시험. 고등학교 교사들에게는 하나의 큰 수고스러움이라 할 수 있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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