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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외면일기

친절함과 그렇지 않음 ​ 맛있게 만들어 드리겠다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던가? "맛있는 쥬스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이 말을 듣고 나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제가 가장 많이 찾는 카페는 스타벅스입니다. 하지만, 내가 주문한 메뉴에 대한 확인은 받을 수 있었지만 맛있게 만들어 주겠단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습니다.(고객의 주문에 어떻게 응대할 지 정해진 대로 하겠죠) 헌데, 처음 찾는 과일주스 전문점에서 나의 주문을 받으며 사장님은 "맛있는 주스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라고 하더라. 웃으며 그렇게 말하니 나는 "맛있는 주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그냥 주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저런 한마디가 다른 가게 전체와 다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주스나 사러 갔는 데, 졸지에 맛있는 주스를 얻게 되.. 더보기
안 시킨 일을 할 때가 좋다 안 시킨 일을 할 때가 좋다. 아침에 일터에 도착해서 차를 대고, 늘 그런 것처럼 학교 한 바퀴를 돈다. 그 전에 차 안의 쓰레기를 정리하다가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면서 받은 종이봉투가 있어 거기에 쓰레기를 담고, 그 종이봉투를 가지고 학교 한 바퀴를 돌기로 한다. 에너지가 아까우니…. 학교를 아주 청결히 하겠다, 내 집같이 생각한다. 라는 생각은 아니고, 걷는 김에 떨어져 있는 쓰레기도 주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정확히 말하면 얼마 전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쓰레기가 보이는 데 그냥 지나친 적도 여러 번이다. 손을 더럽히기 싫고, 또 걷는 내내 그 쓰레기를 들고 다니는 게 귀찮았으니. 하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그래서 오늘은 쓰레기를 담을 종이봉투를 가지고 한 바퀴 걸었다. 쓰레기를 줍는 게 조용.. 더보기
**는 내가 부럽단다. 고3들은 두자리수 진입한지 오래 되었고, 고2들은 고3이 되기를 기다린다.(?) 업무가 업무인지라 10시쯤 기숙사로 올라갔다. 사감선생님들 잘 계신지, 아이들 공부 잘 하고 있는 지 보다가 나오는 데, 작년 담임을 했던 지희가 있다. 그냥 공부는 어떤가? 묻고 이런 저런 이야기. 결국 공부 이야기 밖에 할 게 없다는 건 질문을 던지는 나에게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한다. **는 내가 부럽단다. 고3이라는 시기 따위는 다 지내버린 늙은이라 그럴 것. 위험한 시험(수능)을 치고, 겁나는 결과를 다시 받아들지 않아도 된다는 것.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그간의 자기 모습을 되짚어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 집에 일찍 들어갈 수 있다는 것. 부러운 게 한 두 가지일까. 내가 이 아이였을 때를 떠올려 본다. 그때로 돌.. 더보기
생각을 꺼내어 볕좋은 데 내놓기 소로우의 일기를 아주 천천히 읽고 있다. 그는 왜 매일 그렇게 글을 썼을까? 그의 글을 보면, 그가 얼마나 ‘표현’에 신경을 썼는 지도 알 수 있다. 머릿 속에 있는 생각이란 건 정리되어 있지 않은 것, 정교하지 않은 것,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것, 출처도 방향도 불명확, 부정확한 것. 하나의 문장을 쓰는 것은 완전히 창조적인 행위이다. 글을 쓸 때 우리는 들었거나 보았던 것들의 목록(library)에서 골라 옮겨와(transit) 배열(arrange)하지 않는다.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머리에서 종이로의 정보의 이동과정이 아니다. 생각한 것을 표현하는 것은 분석, 이해, 적용, 종합의 과정, 전이의 과정이다.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새로운 차원의 생각의 과정이다. 생각은 무한하고, 출구(글이나 말)는 .. 더보기
아이들 디베이트 심사를 하고.. 아이들을 보기를 즐김 한번 아이들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는 데, 저는 아이들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여기서 본다는 말은 '돌본다'라기 보다는 '쳐다본다'에 가깝습니다. 하는 일이 돌보는 것이지만, 돌보는 일 중 가장 큰 부분은 아이들을 '잘 쳐다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저는 아이들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문제를 풀고 있을 때, 짝과 함께 제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볼 때, 자습을 하고 있을 때, 청소 시간에 청소하고 있을 때 등등. 아이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즐거운 시간입니다. 너무나 잘하는 아이들을 보기는 즐거움 이 학교에 근무하는 (이제는 유일한) 보상은 뭐든 열심히 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많은 아이들.. 더보기
24시간 중 1시간 고로케뉴스의 오픈 소식을 전하는 글을 읽다가, 이종룡씨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IMF 때문에 3억이 넘는 빚을 지고, 이후 방황하다 하루 한 시간만 자고, 나머지 시간 동안 7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신 분. 결국 10년만에 빚을 갚았는 데, 마지막 100만원을 송금하시고 우는 모습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기분을 느낌니다. 아주 덥고 졸리는 힘든 날.아이들과 같이 봐야 겠습니다. 오늘 당장 일찍 잠자리에 들지 않고,뭐라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더보기
네가 먹은 밥으로 뭘 하느냐? [출처 : 위키피디아] "Tell me what you do with the food you eat, and I'll tell you what you are. Some turn their food into fat and manure, some into work and good humor, and others, I' m told, into God. " "자, 당신은 먹은 음식으로 뭘 하는 지 말해보시오, 그럼 내가 당신이 무엇인지(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소. 어떤 사람은 먹은 음식을 지방이나 똥으로 만들고, 어떤 사람은 일이나 멋진 웃음으로 만들어 내오. 다른 사람들은 신을 만들어 낸답디다." 읽은 지 꽤 오래 되긴 했고, 읽고 나서도 별다른 감상평을 쓰지는 않았지만, 누구든 읽을만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 더보기
나는 왜 스마트교육중앙선도교원이 되었나? 질문이 이상합니다. 제가 원한다고 될 수 있는 어떤 것이 아니고, 또 무엇이 된다고 할만큼 스마트교육중앙선도교원이 대단한 것도 아닌데, '나는 왜' 라고 질문을 시작했으니까요. 하지만, 스마트교육이 '스마트'라는 용어만큼이나 자주 쓰이고 있는 만큼제가 생각하는 바를 정리해봐야 할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써봐야 겠다 생각이 듭니다. 다른 선생님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교과부의 다양한 정책에 불만이 많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데 계속 바뀌어 가는 행정정보 시스템. 나이스하지 않은 NEIS. 어떤 영어교육의 목표를 위해 만들어졌는 지 아직도 확신이 안 가는 NEAT. 그저 공문 좀 줄이고, 학생 수도 좀 줄이고, 수업도 좀 줄여줬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거액을 부은 영어전용교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