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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흉년 중 - 부모와 자식 관계에 대해 읽고 리디 셀렉트에서 박완서 작가님 작품만 쭉 읽어도 본 전은 되겠다 싶다 생각하며.. 10년 넘게 부모로 살고 있고, 40년 넘게 자식으로 살고 있지만, 부모와 자식의 관계란 늘 변하고 변하여 충분히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늘 다시 느낀다. 박완서 작가님의 도시의 흉년을 느끼면서, 나는 작중 화자인 수연이를 통해서 갖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 40년 넘게 자식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나를 대하는 부모님을 보면서, 부모님의 모습에도 열심히 적응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내 부모님에게 자식이 나뿐인 것은 아니라 다행이다. 엄마는 딸들과는 거의 매일 통화하는 것 같고, 아빠도 나보다는 누나나 동생에게 더 자주 전화를 한다. 내가 그래도 가장 가까이 있으니 손이 필요한 경우에는 내가 도와드리지만, 아빠가 .. 더보기
떨다 들어와서 딸과 녹차(세작) 한 잔 점심 먹고 가족들과 산책을 나갔다가 귀가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다. 왜 그랬을까. 집을 나서서 100걸음을 채 디디기 전에 아내는 집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그래도 나선 걸음 그냥 들어올 수는 없다. 껴입은 옷이 아까워서 더 걸었다. 아들은 축구공을 가지고 나와 나에게 가끔 패스를 했고, 딸은 줄넘기에 킥보드까지 들고 왔다. 목이 허한 딸에게 내 옷을 벗어 입혔다. 서부청사 쪽으로 향하는 길을 걸었다. 털모자를 쓰고 나갔어야 했는데, 귀가 차가웠다. 마치 얼음 배게에 모로 누운 것처럼 바람이 불어오는 귀가 차가워졌다. 나무에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의 반대편에 가지가 더 많고 풍성한 지 알 것 같다. 가지를 내기는 다 냈는데, 바람에 가지가 떨어져 나가 버린 것 아닌가 싶었다. 나무들은 추운 겨울이 되면, 자.. 더보기
쌈채소 먹기 같은 ‘소설 읽기’ 숲과 별이 만날 때 글렌디 벤더라 아직도 책을 ‘많이 읽지’ 못하고 있지만, 소설은 손이 가지 않는다. 서점에 가도, 도서관에 가도 인문, 사회, 과학, 자기계발서까지는 아주 차근차근 살펴보지만 소설은 그렇지 않다. 왜 일까? 지은이의 말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소설가는 ‘내 소설은 이러이러한 내용으로, 이러이러한 주제를 전하고자 한다.’ 라고 밝히지 않는다. 독자가 소설을 읽음으로써 내용과 주제를 밝혀내고 찾아낼 수 있다. 그리고 거기에서 얻는 내용과 주제라는 것이 실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소설이 아닌 책의 경우, 저자의 말을 듣고, 책의 목차를 꼼꼼이 보고, 책 중간 쯤을 펴서 읽어보면 된다. 실패와 관련이 있을 지도 모른다. 소설을 혼자서 선택하게 되면, 실패하기 쉽.. 더보기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날, 밖에 나가서 좀 뛰었다 개학을 체감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간식이 당기고, 커피가 당기고, 귀가 윙윙거리고 목이 아프다. 어제는 개학이었고, 오랜만에 크게 소리를 내려니 목이 놀랐나 보다. 목이 잠기고, 밤에는 목이 좀 부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목이 더 안 좋아지면 곤란하고, 이런 시기에 감기에 걸리면, 코로나로 오해받거나, 코로나와 구분하기 힘들거나 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새벽커피에도 가지 않고 잠을 늦게까지 잤다. 자고 나니 많이 나아졌다. 목이 부은 것은 아니었다. 생기부 마무리 때문에, 더 나쁜 자세로(일에 집중하면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어렵다), 더 오랜 시간 컴퓨터를 보다 보니 어제는 목 뒤부터 견갑골까지 불편해졌다. 예전에 거북목 왔을 때와 비슷한 증상이다. 병원에 가면 그렇게 진단 받는.. 더보기
생활기록부 기록은 왜 매년 힘든가? 생기부 기록으로 뻣뻣해진 내 몸에 쉼을 주기 위해 자전거로 밤마실 다녀오면서 찍은 사진 겨울방학은 끝이 났고, 개학이다. 개학이 싫은 건, 학생이나 나나 마찬가지다. 출근하는 발걸음이 무겁다. 생활기록부 기록을 계속 손봐야 하고, 교과 세특(교과 세부 특기사항)의 경우, 학생들과 함께 확인하면서 내가 보지 못한 오류나 오타가 있는 지도 확인한다. 생활기록부를 쓰면서 한 해 담임으로서의 생활을 반성하게 된다. 매년 담임은 했던 것은 아니지만, 한 해만 거르고 담임을 해도 적응할 게 많다. 정말 괜찮은 메뉴얼이 있고, 그걸 따라만 가면 될 것 같지만, 학교의 일이란 또 그렇지가 않다. 100중에 90이 같더라도, 다른 10 때문에 모든 게 영향을 받는다. 특히 생활기록부 기록사항은 교육과정의 변화나 대입 전.. 더보기
또 다른 글쓰기 책이 가리키는 그곳 제목 : 하버드대 까칠교수님의 글쓰기 수업 원제 : Unless It Moves the Human Heart: The Craft and Art of Writing 저자 : 로저 로젠블랫 돋을새김. 2011 2022.01.03 - [책/읽는 책, 읽은 책, 읽을 책] - 오랜만에 글쓰기 책 : 마흔의 글쓰기 (명로진) 명로진 작가님이 자신의 책에서 언급한 책이라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온라인 서점에는 '품절'이라고 나오는데, 인기가 없어서 절판된 것이겠지. 40년 이상 글쓰기 강의를 하고 거기서 얻은 이야기를 써낸 책이다. 등장하는 학생들은 저자가 만난 학생들의 일부와 일부가 만난 조합물이 아닐까. 주로 학생들과 대화하는 식으로 이어지는 이 책은 글쓰기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준다. 그 목적으로 충분하다... 더보기
5형식 | as를 포함하는 목적격보어 학생이 온라인 수업을 듣고 질문했던 것에 대해, 제가 답을 남겨둔 게 있어서 여기에도 공유해 둡니다. 질문 선생님 강의 영상 중에 You see the world as one big contest,~ 이라는 문장이 왜 5형식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답변 5형식 동사 : 목적어와 목적보어(명사, 형용사 등등)을 취하는 동사입니다. 이때 '목적보어'는 '주격보어'와 달리 굉장히 다양한 형태가 올 수 있습니다. 사실상 '목적어-목적보어'의 관계가 '주어-서술어' 관계처럼 보이는 것이면 뭐든 올 수 있을 정도입니다. 보어는 대개 '한 단어'가 와야 하지만, 이 경우에는 as(전치사)와 함께 쓰이는 목적보어라고 생각해야 합니.. 더보기
진주인근 가볼 곳 - 합천 옥전고분군 합천으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점심을 먹고 출발한터라 오래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지만, 다시 가고 싶은 장소를 찾았다. 합천박물관에 들르고, 박물관 뒤로 가서 옥전고분군을 올라가 봤다. 합천박물관도 마음에 들었는데, 그건 다음에 쓰도록 하고, 오늘은 일단 고분군만. 가까운 고분과 박물관 중에는 고성군 대가야박물관도 있다. 박물관 규모도 더 컸고 구경할 건 더 많았다. 코로나 전에 가서 그런지, 그때는 그 박물관은 사람들로 붐벼서 편안한 느낌은 없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오늘 가본 옥전고분군은 고즈넉함이 있었다. 주변에 큰 도로가 없어서 일단 주위가 조용하다. 고분 주변으로는 나무도 많지 않아서 약간 오르막인 공원을 걷는 기분이다. 원래의 형태는 아니겠지만, 아무튼 고분의 모양새도 참 좋았다. 고분까지 올라가는.. 더보기